20만명 찾은 동해 봄철 대표 축제 '크랩킹 페스타' 사라졌다

20만명 찾은 동해 봄철 대표 축제 '크랩킹 페스타' 사라졌다

심규언 시장 구속 이후 사실상 종료…"사람보다 성과 봤어야"

기사승인 2025-04-23 18:04:16 업데이트 2025-04-23 19:04:26
2024년 크랩킹 페스타 체험장. (사진=동해시청)
강원 동해시의 봄철 대표 축제로 자리 잡았던 ‘크랩킹 페스타’가 올해는 열리지 않았다. 심규언 시장의 구속 이후 축제를 둘러싼 정무적 부담이 커지면서, 성과 검토 없이 사실상 종료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23일 동해시 등에 따르면 크랩킹 페스타는 2023년과 2024년, 이틀 연속 총 20만 명을 끌어모으며 단기간 내 ‘브랜드화된 지역 콘텐츠’로 평가받았지만 올해는 별다른 대체 행사 없이 폐지 수순을 밟았다.

연도별로 살펴보면 첫해인 2023년 5월 동해항 인근 북평 제2일반산단 일대에서 열린 첫 행사는 러시아산 대게 수입의 80% 이상이 동해항을 통해 이뤄진다는 상징성을 바탕으로 대게 할인판매, 맨손잡기, 푸드트럭 운영 등을 앞세워 3일간 약 8만명이 방문했다.

2024년에는 추암 일대로 장소를 옮기고 콘텐츠를 보강하면서 12만명 이상이 찾았다. 행사 기간 주차장 만차, 셔틀버스 대기 행렬이 이어졌고 일대 상권 매출도 상승하며 시민 체감형 성과를 뒷받침했다.

이 같은 성과에도 불구하고 축제가 열리지 않은 이유에 대해서는 심 시장의 구속이 주효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심규언 동해시장의 모습. (쿠키뉴스 DB.)
크랩킹 축제와 대게마을 조성 사업을 강하게 밀었던 심 시장은 수산물 유통업자로부터 수억 원대 금품을 받은 혐의로 구속기소돼 오는 5월 증인심문을 앞두고 있다. 검찰 수사에서는 공범으로 지목된 유통업자가 대게 관련 행정 편의와 투자 사업에 관여한 정황도 드러난 바 있다.

이창수 동해시의회 의원은 "시민 체감 성과가 분명한 정책인데, 정무적 부담 때문에 단절됐다면 그건 행정으로서 부끄러운 일"이라며 "누가 시작했든 효과가 있었다면 공정성을 기해 축제는 유지했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추암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A씨는 "작년에는 관광버스가 줄줄이 들어와서 축제장 외에도 추암까지 자연스럽게 이어졌다"며 "지금은 대게마을 간판만 덩그러니 남았다. 예산 들여 지은 걸 놔두고도 활용은 커녕 관심조차 없는 것 같아 실망스럽다"고 토로했다.

이후 동해시는 크랩킹 페스타 대신 수협과 준비 중이던 '수산물 축제(가칭)'를 확대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현재까지 구체적인 사업 기획은 없는 상황이다.

시 관계자는 "수협 측 요청을 반영해 수산물 축제를 확대 추진할 계획"이라며 "향후 추경예산을 확보해 용역을 진행한 뒤 구체적 사업 구성과 성과 분석까지 체계적으로 정리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2024 크랩킹 축제장을 가득 메운 시민들과 관광객들의 모습. (사진=동해시)
백승원 기자
bsw4062@kukinews.com
백승원 기자
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 추천해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추천기사
많이 본 기사
오피니언
실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