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생명보험사는 ‘이것’ 달랐다…보험업계 신뢰 지킨 비결은

일본 생명보험사는 ‘이것’ 달랐다…보험업계 신뢰 지킨 비결은

기사승인 2025-04-25 16:44:20
25일 서울 영등포구 보험연구원에서 원형규 교보다솜케어 대표이사가 발표하고 있다. 박동주 기자

“일본은 모집인들이 회사의 직원입니다. 고용계약서를 쓰고 퇴직금, 휴가, 정년이 있습니다.”

25일 서울 영등포구 보험연구원 12층에서 열린 ‘일본 생명보험사의 판매채널과 상품의 진화’ 세미나에서 원형규 교보다솜케어 대표이사는 이같이 말했다. 원 이사는 지난해 1월까지 15년간 교보생명 일본 법인을 이끌어온 현지 생명보험 전문가다.

이날 세미나에서는 법인대리점(GA) 소속 개인 사업자가 주로 보험을 판매하는 국내와 비교해 일본 시장이 건전한 판매와 상품 개발에 유리하다는 주장이 나왔다. 고용된 직원이 보험을 판매하는 일본 시장에서는 보험 판매 경쟁이 격화되지 않는다는 분석이다.

패널로 참석한 이정하 신한라이프 혁신상품팀장은 “일본은 대형사가 1년에 1개 보험상품을 내놓는 것이 보통”이라며 “국내 시장은 GA 대리점 경쟁이 심화돼 한 회사가 상품을 내놓으면 다른 회사에서 경쟁 상품을 내놓지 않을 수 없는 구조”라고 지적했다.

협회가 집계한 지난해 GA 소속 설계사 수는 26만명으로 전속 설계사 19만명을 넘어섰다. GA 소속 설계사는 전속 설계사와 달리 여러 보험사 상품을 판매할 수 있다. 비슷한 상품이 여러 보험사에서 출시되면 GA 사이 타 보험사로 승환하라는 경쟁적인 영업이 불거지는 이유다.

경쟁이 격화될수록 각 사가 신제품을 내놓는 주기도 빨라진다. 이에 따라 보험 시장에 대한 소비자 신뢰가 떨어질 수 있다. 이 팀장은 “바람직한 성장과 고객을 위한 채널 포트폴리오는 어떤 부분일지 고민이 필요할 것 같다”고 제언했다.

고용된 설계사들의 보수 구조가 안정돼 있다는 점도 국내와 다르다. 이은영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고용돼 있기 때문에 더 장기적으로 분할 지급을 한다거나 고정급으로 유지되는 부분이 있고, 위탁채널조차도 업무 품질 평가 제도에 여러 가지 품질이 반영돼 결과가 공개된다”고 짚었다.

반면 국내 GA 설계사들은 보험 계약을 성사시키면 받는 선지급 수수료가 주 수입원이다. 보험계약을 길게 유지할 이유가 없어 승환을 부추기는 등 판매 품질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금융당국은 선지급 수수료 분할 지급을 검토하고 있지만, GA들은 설계사 생계가 달려 있다며 반발하고 있다.

이 연구위원은 “국내에서도 GA와 관련된 여러 가지 규제 정비나 불완전 판매를 줄이기 위한 노력이 나오고 있지만 일본 규제가 더 앞서 있는 상황”이라며 “젊은층 유입도 좋지만 고령층에 대한 대응을 더 적극적으로 해야 한다는 점에서 대면 채널을 더 고도화하고 전문화하는 게 중요할 것 같다”고 지적했다.

다만 유성경 동서대학교 교수는 “일본에서도 GA 등 비교 판매 채널 트렌드가 커지고 있다”고 부연했다. 원 이사도 “일본에서도 대리점에서는 비교 판매를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동주 기자
park@kukinews.com
박동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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