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킨값 2만 원 시대 끝낼까…서울시, ‘공공배달앱 가격제’ 승부수

치킨값 2만 원 시대 끝낼까…서울시, ‘공공배달앱 가격제’ 승부수

BHC·BBQ 등 18개 프랜차이즈 참여…서울시·신한은행·본사가 할인 분담
7월부터 순차 도입…치킨값 최대 30%↓ ‘착한 가격’ 제공

기사승인 2025-04-27 06:00:08
오세훈 서울시장이 25일 서울 중구 서울시청에서 열린 ‘서울배달+땡겨요’ 활성화를 위한 치킨 프랜차이즈 상생 협약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서울시 제공

서울시가 치킨값 부담을 줄이기 위해 공공배달앱을 활용한 ‘서울배달+가격제’를 본격 추진한다. 시는 시에서 운영하는 공공배달앱 ‘서울배달+땡겨요’ 이용 시 최대 30% 할인이 적용되는 가격제를 도입한다고 밝혔다. 치킨 업종을 시작으로 이후 다른 외식 사업 대상으로 범위를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시는 25일 청사에서 땡겨요 운영사인 신한은행,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 한국외식산업협회, 전국가맹점주협의회, 18개 주요 치킨 프랜차이즈와 이같은 내용의 상생협약을 맺었다. BHC, BBQ, 굽네치킨, 네네치킨, 노랑통닭 등 주요 치킨 프랜차이즈가 대부분 참여한다.

오세훈 시장은 이날 협약식에서 “서울시가 공공배달앱 ‘땡겨요’를 운영 중이지만 여러 이유로 이용률이 높지 않다”며 “그 이유로 민간 배달 앱들이 요즘 배달비를 안 받는 경우도 있고, 입점 가게 수도 훨씬 많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오 시장은 이어 “공공배달앱 활성화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치킨 브랜드들의 동참이 서울시 공공 배달앱의 경쟁력을 키워나가는 데 큰 힘이 되고 하나의 계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상혁 신한은행장도 “서울배달+가격제는 서울 시민을 비롯해 가맹점주에게도 도움이 되는 상생 시스템 제도”라면서 “잘 정착될 수 있도록 적극 홍보하고 협력하겠다”고 말했다.
 
나명석 협회 수석부회장(자담치킨 회장)은 “최근 배달의민족이 포장주문에도 수수료를 부과하는 등 대형 배달앱사의 전횡이 선을 넘고 있다”면서 “정부와 서울시의 적극적 지원에 발맞춰 업계도 동원 가능한 모든 방법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나 수석부회장은 또 “치킨업종은 전체 배달의 40% 가량을 차지할 정도로 배달 비중이 크다”면서 “협약을 체결한 가맹본부 소속 가맹점만 1만4000여개에 달하기 때문에 배달앱 시장에도 큰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25일 서울 중구 서울시청에서 열린 ‘서울배달+땡겨요’ 활성화를 위한 치킨 프랜차이즈 상생 협약식에서 치킨프랜차이즈 대표 등 참석자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서울시 제공

소비자 부담 줄이고 소상공인 지원 확대


서울배달+가격제는 치킨 한 마리 가격이 2~3만원을 웃도며 ‘치킨 인플레이션’이 심화되자 이를 반영한 대응책의 일환이다. 특히 배달앱 수수료, 광고비 등의 부담이 치킨값 상승의 주요 원인으로 지적되면서, 배달 생태계를 공공플랫폼으로 전환해 경쟁력을 높이려는 시도인 것이다.

서울배달+가격제는 서울시와 신한은행, 프랜차이즈 본사가 각각 할인 비용을 분담해 소비자 가격을 낮추는 제도다. 소비자가 서울배달+땡겨요 결제 시 배달전용상품권(15%), 땡겨요 할인쿠폰(5%), 프랜차이즈 본사 프로모션(10%)을 적용하면 최대 30% 할인 혜택을 받는 식이다. 우선 협약을 맺은 치킨 프랜차이즈부터 시범 적용하고, 향후 다양한 업종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협약에 따라 브랜드별로 1~2개 주요 메뉴에 대해 가격 상한을 설정하고, 공공배달앱을 통해 고정가로 판매하게 된다. 소비자에게는 배달료 포함 기준의 ‘착한 가격’ 치킨이 제공되며, 소상공인에게는 서울시의 수수료 지원이 병행된다. 

서울배달+가격제는 오는 7월부터 업체별로 순차적으로 도입된다. 시는 구체적인 시행 시기와 가격 분담 등의 사항은 프랜차이즈와 실무협의체를 구성해 세부내용 협의 후 진행할 계획이다.
 
시는 이번 정책이 공공배달앱 이용 활성화와 가맹점수 확대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무료배달을 내세우는 배민, 쿠팡이츠 등 대형 민간 배달앱에 맞서 공공배달앱의 가격 경쟁력이 한층 커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외에도 서울시는 ‘서울배달+땡겨요’ 입점 자영업자를 대상으로 200억원 규모의 ‘서울배달상생자금’을 오는 6월부터 지원할 계획이다. 신한은행이 보증재원 16억원을 출연하고, 서울시는 저리 융자를 통해 가맹점 운영 자금의 숨통을 틔운다는 방침이다. 신청 자격은 일정 매출 이상을 기록한 ‘서울배달+땡겨요’ 입점 가맹점이다.

김한나 기자
hanna7@kukinews.com
김한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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