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쿠팡이 올해 1분기 11조5천억원 규모의 최대 매출과 340% 상승한 영업이익을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 내 소비 부진과 전자상거래 시장 경쟁 격화에도 환율 상승 효과를 봤다는 평가다.
미국 뉴욕증시 상장사인 쿠팡Inc는 올해 1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원화 환산기준 2337억원(1억5400만달러·분기 평균 환율 1452.66원 기준)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40% 증가했다고 7일 밝혔다. 매출은 11조4876억원(79억800만달러)으로 같은 기간 21% 증가하며 분기 최대치를 경신했다.
이번 실적은 원/달러 환율 상승이 반영된 덕분이다. 다만 달러 기준 올해 1분기 매출은 직전 분기인 지난해 4분기(79억6500만달러·분기 평균 환율 1395.35원)보다 적다.
올해 1분기 당기순이익은 원화 기준 1656억원(1억1400만달러)으로 지난해 1분기 318억원 적자에서 흑자로 전환했다. 매출 대비 영업이익률은 2.0%로 전년 동기(0.6%)보다 수익성이 개선됐다. 주당순이익은 0.06달러이다.
김범석 쿠팡Inc 의장은 이날 콘퍼런스콜에서 “견고한 성장과 마진 확대를 동시에 달성하는 일관된 추세는 비용 최소화로 최고의 고객 경험을 제공하고자 하는 수년간의 투자와 노력의 결실”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뷰티 버티컬 서비스 알럭스(R.LUX)에 키엘·돌체 앤 가바나 같은 유명 브랜드를 추가했고 로켓배송 여러 카테고리에 스와로브스키·컨버스·웨지우드 등 인기 브랜드가 입점했다”며 “다양한 상품군 확대로 이번 분기 9개 이상 카테고리에서 구매한 고객 수가 25% 이상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쿠팡Inc의 프로덕트 커머스(로켓배송·로켓프레시·로켓그로스·마켓플레이스) 활성 고객은 2340만명으로 지난해 동기(2150만명)보다 9% 증가했다. 프로덕트 커머스의 원화 기준 매출은 9조9797억원(68억7000만달러)으로 16% 늘었고, 활성고객당 매출도 42만7080원(294달러)으로 6% 증가했다.
파페치와 대만 로켓배송·쿠팡이츠 등 성장 사업 부문 매출은 원화 기준 1조5078억원(10억3800만달러)으로 78% 개선됐다.
이들 성장 사업 부문의 조정 EBITDA(상각 전 영업이익) 손실은 2440억원(1억6800만달러)으로, 적자 규모가 지난해 동기(2470억원)와 비교해 소폭 줄었다. 쿠팡은 지난해 초 글로벌 명품 플랫폼 파페치 인수를 마무리했다.
김 의장은 “성장사업에 대한 투자를 통해 더 큰 성장과 수익성을 위한 기반을 구축하고 있다”며 “대만에서 코카콜라·펩시·P&G·유니참과 같은 글로벌 브랜드뿐 아니라 현지 브랜드를 포함한 공급업체와 직접적인 관계를 구축하는 데 상당한 진전을 이뤘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분기 대만 상품군은 500% 가까이 확대됐다”며 “대만 고객의 쿠팡 재방문 빈도·지출 금액이 증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쿠팡은 지난 3월부터 대만에서 와우 멤버십을 도입한 데 이어 지난달부터 배송 지역을 늘리고 속도를 높이고자 직배송 인력인 ‘쿠팡 프렌즈’를 모집 중이다.
김 의장은 파페치에 대해선 “다음 단계(next phase)로 확장을 위해 사업을 재정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쿠팡Inc는 최근 이사회에서 클래스A 보통주 기준 최대 10억달러(약 1조4000억원)에 달하는 자사주 매입 프로그램 추진을 승인했다고 밝혔다. 이번 자사주 매입 규모는 지난해 4월의 여섯 배에 육박한다. 쿠팡이 지난 2021년 3월 11일 상장한 이후 최대다.
쿠팡Inc는 지난해 4월 투자사 매버릭 홀딩스로부터 자사주 약 1000만주를 주당 17.79달러, 전체 1억7779만달러(약 2400억원)에 사들였다.
쿠팡Inc 주가의 52주 변동 폭을 보면 최저 18.16달러에서 최고 26.91달러이다. 6일(현지시간) 기준 종가는 24.00달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