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민의힘 지도부는 내주 여론조사로 단일화하자는 김문수 대선 후보 제안을 사실상 묵살했다. 그러면서 ‘강제 단일화’ 로드맵 강행 의지를 내비쳤다. 앞서 국힘은 8일 토론회, 8~9일 여론조사 등 로드맵을 의결했다.
권영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8일 국회에서 비대위 회의를 주재하고 “오늘부터 당 주도 단일화 과정이 시작된다”며 “오늘 오후 TV 토론과 양자 여론조사를 두 분 후보께 제안했고, 토론이 성사되지 못한다 해도 여론조사는 예정대로 실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결정에 따른 모든 책임은 비상대책위원장인 제가 지겠다. 이재명 독재를 막을 수만 있다면 그 어떤 비난, 그 어떤 책임도 감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저를 밟고서라도 두 분은 단일화를 이뤄서 대선을 승리로 이끄시길 간곡히 부탁한다”고 덧붙였다.
권 위원장은 또 “단일화는 김 후보의 약속이다. 후보가 되면 즉시 한 후보부터 찾아뵙겠다고 약속했던 김 후보께서 왜 갑자기 태도를 바꿨는지 많은 분이 의아해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김 후보가 조금 전 회견에서 ‘한덕수 후보를 누가 끌어냈냐’고 했는데 바로 김 후보가 불러냈다고 생각한다”라며 “국민의힘과 그 전신 정당은 대통령과 대통령 주변의 잘못된 결정으로 인해서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 이제 우리는 거기서 교훈을 얻어야 하고 대통령 후보의 잘못된 결정이 있을 때 이것은 반드시 고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권성동 원내대표는 “알량한 후보 자리를 지키기 위해 (김 후보가) 오늘 기자회견 하는 모습을 보면서, 저분이 지금까지 우리가 생각해온 민주화 투사인지, 국회의원 3번, 경기도 지사 2번, 노동부장관을 역임한 우리 당 중견 정치인인지 의심이 들었다. 정말 한심한 모습이었다”고 맹비난했다.
권 원내대표는 “당원 명령에 대한 복종 의식 없이, 단순히 대통령 후보로 선출됐다는 이유 하나로, 핑계 하나로 당원 명령을 거부하는 것은 옳지 못한 태도”라고도 지적했다.
김 후보가 ‘한 후보를 누가 끌어냈느냐’며 당 지도부를 비판한 점에 대해서도 “당원들과 국민들이 끌어냈다. 지지율이 안 나오면 어떻게 끌어냈겠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단일화는 당을 지켜온 수많은 동지의 간절한 염원이자 자유진영이 다시 하나 되길 바라는 국민의 준엄한 명령”이라며 단일화 로드맵 수용을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