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의성경찰서, 주기철목사수난기념관으로 재탄생…신앙과 항일의 상징 공간

옛 의성경찰서, 주기철목사수난기념관으로 재탄생…신앙과 항일의 상징 공간

기사승인 2025-05-19 15:48:43 업데이트 2025-05-19 15:54:01
주기철목사수난기념관 개관식. 의성군 제공 

일제시대 신사 참배를 강요하는 일제의 요청을 거부하다 순교당한 주기철 목사(1897~1944)를 기리는 주기철목사수난기념관이 경북 의성경찰서 터에 문을 열었다.

의성군은 19일 일제강점기 신앙과 항일의 상징인 주기철 목사의 삶과 정신을 기리는 주기철목사수난기념관 개관식을 개최했다고 밝혔다. 

기념관은 단순한 역사 전시를 넘어, 주민들이 자유롭게 소통하고 문화를 향유할 수 있는 생활형 커뮤니티 공간으로 조성돼 지역문화 활성화의 새로운 거점으로 기대를 모은다.

총 38억원이 투입된 이 사업은 2019년 부지 매입을 시작으로 1층 리모델링 2동과 3층 증축 1동으로 구성됐다. 

리모델링 건물에는 일제강점기 경찰서 재현 전시공간, 무인 북카페, 소규모 공연 및 주민 교류 공간이 마련됐고, 증축 건물에는 상설·기획전시실과 사무공간이 들어섰다. 

개관행사는 감사예배와 기념식, 순교자 후손의 신앙 계승 발언, 교계 인사 축사, 테이프 커팅, 시설 관람 등으로 진행됐다.

김주수 의성군수가 19일 주기철목사수난기념관 개관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의성군 제공 

주기철 목사는 경남 창원 출신으로, 평양 산정현교회 등에서 목회하며 일제의 신사참배 강요를 거부하고 독립운동에 앞장섰다. 그는 1938년 의성경찰서에 수감돼 고문을 당했으며, 1944년 옥중에서 순교했다. 

기념관이 세워진 옛 의성경찰서는 국내에 남아 있는 유일한 주기철 목사 수난 유적지로, 1938년 의성농우회 사건 등으로 수많은 기독교인과 애국지사가 고초를 겪은 역사적 장소다.

의성군은 2016년 출향 기독교 인사들과 ‘주기철목사수난기념관사업회’를 발족, 2017년에는 이 부지가 한국기독교 역사사적지 제4호로 지정됐다. 약 10년간의 추진 끝에, 주기철 목사 순교 81주년을 맞아 마침내 기념관이 문을 열게 됐다.

김주수 의성군수는 “주기철목사수난기념관이 역사의 기억을 간직한 공간이자 군민 모두가 일상에서 문화를 향유할 수 있는 열린 커뮤니티 공간으로 자리매김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최재용 기자
ganada557@hanmail.net
최재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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