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F 부실 절반 턴다…금감원 “6월까지 12.6조 정리”

PF 부실 절반 턴다…금감원 “6월까지 12.6조 정리”

기사승인 2025-05-22 13:27:27
금융감독원. 쿠키뉴스 자료사진 

국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시장의 뇌관으로 지목됐던 부실 자산 23조9000억원 중 절반 이상이 올해 6월 말까지 정리·재구조화될 전망이다. 금리 상승과 미분양 증가 등으로 촉발된 PF 위기가 일단락될 가능성이 커졌다.

금융감독원은 22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PF 정리·재구조화 경과 및 실적’을 발표했다. 이번 성과는 지난해 개선한 사업성 평가 기준에 따라 부실 사업장을 본격적으로 정리한 결과다.

부동산PF는 시행사가 토지 매입과 건축 자금을 조달하는 대출로, 사업성과 분양률에 따라 수익성과 리스크가 극명히 갈린다. 2020년부터 2022년까지 저금리와 풍부한 유동성에 힘입어 PF 시장은 급속도로 팽창했다. 당시 PF 대출 잔액은 2020년 말 92조5000억원에서 2022년 말 130조3000억원으로 증가했다.

그러나 금리 상승과 미분양 확대, 건설 원가 상승 등 시장 여건이 악화되면서 연체율이 가파르게 상승했다. PF 대출 연체율은 2021년 말 0.37%에서 2024년 6월 말 3.56%까지 급등했다. 

금융당국은 이같은 흐름 속에서 PF 리스크의 체계적인 정리를 위해 지난해 5월 ‘신(新) PF 사업성 평가 기준’을 도입했다. 평가등급은 기존 3단계(양호·보통·악화우려)에서 4단계(양호·보통·유의·부실우려)로 세분했다. 평가 대상에는 기존의 본PF와 브릿지론뿐 아니라 토지담보대출과 채무보증, 새마을금고 보유 PF까지 포함됐다.

금융당국이 새 기준에 따라 전 금융권 PF 사업장을 평가한 결과, 지난해 말 기준 유의·부실우려 사업장은 총 23조9000억원 규모로 집계됐다. 이는 2023년 말 9조3000억원 대비 2.5배 이상 증가한 수치다. 그간 잠재돼 있던 부실이 새 기준에 따라 수면 위로 드러난 것이다.

정리·재구조화 실적을 보면, 올해 3월 말 기준으로 6조5000억원이 정리되고 2조6000억원이 재구조화됐다. 총 9조1000억원 규모의 부실 PF가 해소된 것이다. 금감원은 여기에 더해 4월부터 6월까지 추가로 2조7000억원의 정리와 8000억원의 재구조화를 추진 중이다. 해당 계획이 완료될 경우, 누적 정리 실적은 총 12조6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전체 부실 PF의 52.7%에 해당한다. 

금감원은 올해 6월 말 기준 잔여 부실 PF 규모가 11조3000억원 수준으로 축소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은행·보험·여신전문금융회사 등 자본력이 있는 업권의 부실 규모는 대부분 1조원 미만으로 안정적 관리가 가능하다는 평가다. 업권별로는 증권업계 1조9000억원, 여전업계 1조3000억원, 상호금융권(새마을금고 포함)이 6조7000억원 수준의 잔여 부실을 보유하게 될 전망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부동산 PF의 질서있는 연착륙으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된다”고 평가했다.

금융당국은 하반기부터는 PF 사업장에 대한 분기별 상시 평가체계를 본격 운영해 남은 부실 관리에 돌입한다. 부실정리가 미진한 개별 금융회사에 대해 현장 점검, 충당금 적립을 강화해 건전성 관리를 강화하도록 유도할 계획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부동산시장 회복 지연 등에 따른 추가부실 발생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앞으로도 부실 정리·재구조화를 상시적으로 추진해 부실이 확대되지 않도록 관리하겠다”며 “향후 현장검사 등을 통해 PF대출 취급 과정상 미비점이 확인되는 경우 즉시 보완하도록 하고 이를 업권에 공유함으로써 건전성 관리 및 여신심사 수준이 전반적으로 상향되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최은희 기자
joy@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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