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난민기구 “로힝야족 난민선 2척 침몰…427명 익사 추정”

유엔난민기구 “로힝야족 난민선 2척 침몰…427명 익사 추정”

기사승인 2025-05-24 13:52:02 업데이트 2025-05-24 13:52:18
지난 2023년 인도네시아 아체의 해변에 로힝야 난민을 태운 배가 해안에 정박해 있다. UNHCR

유엔은 방글라데시 난민 캠프에서 로힝야족 난민을 싣고 바다로 나섰던 배 두 척이 침몰해 400명의 난민이 익사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유엔난민기구(UNHCR)는 23일(현지시간) 이달 초 미얀마 해안에서 발생한 두 건의 선박 침몰로 427명의 로힝야족이 바다에서 사망한 것으로 추산했다.

UNHCR에 따르면 지난 9일 로힝야족 난민 267명이 탑승한 배가 인접한 미얀마 라카인주로 가다 침몰했다. 이 사고로 탑승자 중 66명만 생존했고 나머지는 실종됐다. 다음날인 10일에는 247명이 탑승한 배가 비슷한 경로로 이동하다 전복돼 21명만 생존했다.

방글라데시 로힝야족 난민촌의 열악한 상황으로 로힝야족 난민이 목숨을 걸고 바다로 나서고 있지만, 이번 달에만 두 건의 대형 해상 참사가 발생했다는 설명이다. UNHCR은 지난 14일에도 로힝야족 난민 188명이 탄 선박이 출발했다며 자세한 행방을 조사 중이라고 덧붙였다.

이슬람을 믿는 로힝야족은 불교도가 다수인 미얀마에서 소수민족으로 탄압 받았다. 박해를 피해 현재 100만명 이상이 국경 인근 방글라데시 난민촌에서 생활하고 있다. 그러나 열악한 난민촌 생활에 난민들은 상대적으로 바다가 잔잔한 10월~3월까지 국교가 이슬람인 말레이시아나 무슬림이 절대다수인 인도네시아 등으로 가기 위해 낡은 목선에 오르는 것으로 전해졌다.

UNHCR은 미얀마 난민들이 5월임에도 배에 오르는 것을 볼 때 난민촌 상황이 그만큼 절박하다는 점을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난민들이 건너는 벵골만은 보통 5월부터 몬순 우기가 시작돼 많은 비와 거친 파도로 위험하기 때문이다.

전혜경 UNHCR 아시아태평양지역 대표는  “지원금 삭감으로 더욱 악화한 상황은 로힝야인의 삶에 파괴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점점 더 많은 이들이 자신과 가족의 안전과 존엄 있는 삶을 찾아 위험한 여정을 선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UNHCR은 해당 지역 당국에 향후 사고를 방지하기 위한 긴급 조치를 취할 것을 촉구한다는 계획이다.
김건주 기자
gun@kukinews.com
김건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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