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좌제는 안 된다”던 이준석, 이재명 아들 두고는 ‘가족 검증’ 주장

“연좌제는 안 된다”던 이준석, 이재명 아들 두고는 ‘가족 검증’ 주장

과거엔 “정치인에게 가족 책임 묻는 건 부당”

기사승인 2025-05-29 09:56:16
개혁신당 이준석 대선 후보가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긴급기자회견을 열고 TV 토론회에서 여성 신체에 대한 표현으로 논란이 되는 것과 관련해 입장을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후보가 29일 ‘젓가락 발언’ 논란과 관련해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 아들의 과거 혐오표현을 문제 삼으며 “대통령 후보자의 가족에 대한 검증은 사생활의 문제가 아니라 공적 책임의 연장선”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과거 “연좌제는 부당하다”며 가족의 일탈을 정치인의 책임과 연결 짓는 시각을 비판해왔던 이 후보의 기존 입장과 정면으로 배치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 후보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저의 질문은 단순한 자극이 아니라 단계적 검증이었다”며 “인권을 이야기하는 후보가 이 같은 표현에 대해 어떤 판단을 내리는지 마땅히 확인해야 했고, 이재명 후보는 가족의 일탈에 어떤 책임 의식을 갖고 있는지 또 확인해야 했다”고 말했다.

이어 “부모는 자식을 위해 헌신한다. 그러나 자식이 파괴적인 길로 가는 것을 외면하는 것은 책임이 아니라 방임”이라며 “권력욕에 눈 먼 지도자가 가족조차 책임지지 않는다면, 그에게 국민을 맡길 수는 없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러한 발언은 이 후보가 밝힌 과거 입장과 뚜렷이 상충된다. 그는 2024년 2월 18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문명사회에서 연좌제에 동의할 사람 없다”며 “저는 여야를 불문하고 가족의 일탈을 해당 정치인과 묶어서 비판하는 것을 지양해 왔다”고 밝힌 바 있다.

또한 국민의힘 대표를 지내던 지난 2021년 7월 2일에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장모가 징역 3년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된 데 대해 “대한민국은 연좌를 하지 않는 나라”라고 강조하며, 가족 문제를 정치적 비판의 근거로 삼는 태도에 선을 그었었다.

그러나 이 후보는 이번 기자회견에서 기존에 밝혀온 “가족의 일탈은 정치인의 책임이 아니다”라는 입장을 뒤집고, 특정 후보의 가족 문제를 공적 검증 대상으로 삼는 상반된 주장을 펼친 것이어서 일관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앞서 이 후보는 지난 27일 열린 대선 TV토론에서 권영국 민노당 후보에게 “여성의 성기에 젓가락을 꽂고 싶다”는 표현이 여성혐오에 해당하는지를 따져 물었다. 이는 과거 이재명 후보 아들이 인터넷 게시판에 남긴 것으로 추정되는 혐오성 댓글을 직접 인용한 것으로, 권 후보가 “답변하지 않겠다”고 하자 “민노당은 기준이 없습니까”라며 거듭 추궁해 논란이 확산됐다.

이 발언을 두고 여성단체와 진보 정당, 노동계는 물론 민주당 여성 국회의원들까지 “언어적 성폭력”이라며 공동 성명을 통해 이 후보의 사퇴를 촉구하고 나섰다.

이에 대해 이 후보는 “지금 문제를 제기한 저에게 혐오의 낙인을 씌우는 집단 린치가 이어지고 있다”며 “상식의 눈높이에서 묻는다. 제가 한 질문 가운데 어디에 혐오가 있나. 정말 성범죄자로 지탄받아야 할 이는 누구인가”라고 반문했다.

또한 “진실을 덮으려는 시도에는 단호히 맞설 것이며, 법적 책임도 함께 물을 것”이라며 강경 대응 방침을 밝혔다.

이승은 기자
selee2312@kukinews.com
이승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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