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종석 신영證 회장, 대표이사직 떠난다…전문경영인 체제 본격화

원종석 신영證 회장, 대표이사직 떠난다…전문경영인 체제 본격화

기사승인 2025-05-29 10:40:03

신영증권이 원종석 회장 체제에서 전문경영인 체제로의 전환을 본격화한다. 원 회장은 다음 달 열리는 정기 주주총회에서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나고, 이사회 의장직에만 전념할 예정이다.

2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신영증권은 다음달 20일로 예정된 정기 주총에서 원 회장의 대표이사 연임 안건을 상정하지 않기로 했다. 

이번 변화는 오는 7월부터 도입되는 '책무구조도' 제도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책무구조도는 금융사 임원이 맡은 직책별 책임과 역할을 명확히 기재한 문서로, 지난 1월 금융지주와 은행을 시작으로 도입됐다. 7월3일부터는 대형 금융투자 및 보험사 67곳도 해당 제도를 시행해야 한다.

금융감독원은 최근 대표이사와 이사회 의장의 겸직 구조가 이해상충 우려를 야기할 수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대표이사의 업무를 감시해야 할 이사회 의장이 동일 인물일 경우, 견제와 균형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금감원 조사에 따르면, 전체 대형 금투·보험사 53곳 중 25곳(47.1%)이 대표이사와 이사회 의장을 겸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2005년부터 대표이사를 맡아온 원종석 회장은 20년 만에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 이사회 운영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원 회장은 창업주 원국희 명예회장의 아들로, 1988년 신영증권에 입사해 2005년 사장, 2016년 부회장, 2021년 회장을 역임했다. 

회사 측은 이번 전환을 ‘완전한 전문경영인 체제의 시작’으로 보고 있다. 신영증권 관계자는 “원 회장도 대리부터 시작해 실무 경험이 풍부한 전문가지만, 한 분야를 뿌리 깊게 해온 황성엽 사장과 김정호 사장이 각자 대표로서 전문경영인 체제를 완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영증권은 최근 임원후보추천위원회를 통해 김정호 사장을 각자대표 후보로 추천했다. 김 사장은 IB 및 법인영업 부문을 총괄해오다 지난 2월 사장으로 승진한 바 있다, 황 사장은 자산관리(WM)를, 금 사장은 투자은행(IB) 분야를 총괄한다. 

지배구조 측면에서 보면 원 회장의 신영증권 지분율은 지난해 말 기준 7.98%로, 원국희 명예회장(10.42%)이다. 창업주 일가의 경영 영향력은 유지되지만, 실질적인 경영은 전문경영인 체제로 전환하며 안정적인 승계 구조를 구축할 것으로 보인다. 

임지혜 기자
jihye@kukinews.com
임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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