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막판 ‘반(反)이재명 ‘대국민 호소’로 지지를 호소했다. 사전투표는 역대 최고 지지율을 돌파했지만, 영남권 투표율이 부진해 보수진영의 위기감이 커졌다. 정치권에서는 영남권의 낮은 투표율 배경으로 보수지지층의 실망과 사전투표 불신을 꼽았다.
30일 김 후보는 국민의힘 중앙당사 지하1층 다목적홀에서 ‘대국민 호소문’을 발표했다. 그는 “경제를 살리기 위해 이재명을 막아야 한다. 말 바꾸기만 하는 후보는 이번 선거에서 반드시 퇴출해야 한다”며 “그렇지 않으면 우리 경제는 20년이 지나도 극복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국민의힘은 부족한 부분이 많았다. 실망하게 한 부분에 대해 사과드린다”며 “자기희생과 읍참마속(泣斬馬謖), 정책 혁신을 게을리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이번 대국민 호소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비판과 당 행보 쇄신·사과 등이 포함됐다. 높은 사전투표율에도 움직이지 않은 영남권 표심이 당 사과 배경으로 지목됐다. 호남권의 결집은 ‘비상계엄·탄핵’의 영향이라는 분석이다.
전날 사전투표율은 19.58%로 유권자 4439만1871명 중 869만1711명이 투표했다. 이는 사전투표 제도가 도입된 지난 2014년 6월 4일 이후 가장 높은 투표율이다. 직전 기록인 20대 대선 사전투표율 첫날 투표율인 17.57%보다 2.01%p 높다.
그러나 지역별 사전투표율은 국민의힘이 웃을 수 없는 상황이다. 김 후보가 수차례 사전투표를 독려했지만, 텃밭인 대구·경북(TK) 사전투표율은 각각 13.42%, 16.92%에 그쳤다. 부산(17.21%)과 울산(17.86%), 경남(17.18%)도 상황이 좋지 않았다.
반면 민주당의 텃밭인 호남권은 30%대 투표율을 돌파했다. 전남(34.96%), 전북(32.69%), 광주(32.10%)의 사전투표율은 다른 지역에 비해 10%p가량 차이를 벌리며 고공 행진했다. 가장 큰 표심을 가진 수도권은 20%에 육박하는 투표율을 유지했다. 서울과 인천, 경기는 각각 19.13%, 18.40%, 18.24%의 사전투표율을 기록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이날 쿠키뉴스와 통화에서 “김 후보의 대국민 호소를 보면 사전투표율에 당에 대한 실망이 있다는 생각을 한 것 같다”며 “이 때문에 대국민 호소문 마지막 사과가 들어간 것 같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보수 지지자들 사이에 사전투표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있다. 이 때문에 본 투표에서 투표율을 따라가는 모습이 나온다”며 “호남 결집은 비상계엄과 탄핵의 영향을 받은 것 같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