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용산구 용산정비창 전면 1구역 재개발 사업 수주를 놓고 경쟁하는 포스코이앤씨와 HDC현대산업개발이 홍보전에 열을 올리고 있다. 용산에 사옥을 둔 HDC현대산업개발은 텃밭인 만큼 앞마당 사수에 나섰다. 포스코이앤씨는 하반기 주요 정비사업을 앞두고 하이엔드 브랜드 ‘오티에르’의 브랜드 입지 확대에 총력을 가하고 있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이앤씨와 HDC현대산업개발은 용산구 한강로3가 40-19번지 베르가모 웨딩홀 건물에 공동 홍보관을 열고 본격 홍보전에 돌입했다. 건물 4층은 포스코이앤씨, 5층은 HDC현산 홍보관이 마련됐으며 오는 21일까지 운영할 계획이다. 22일에는 2차 설명회와 시공사 선정을 위한 조합 총회가 열린다.
용산 정비창전면 제1구역은 용산구 한강로3가 일원 7만1900.8㎡ 부지에 지하 6층∼지상 38층 규모의 공동주택 12개동 777가구와 오피스텔 894실, 상업 및 업무시설 등을 신축하는 복합개발 프로젝트다. 조합의 예상 총 공사비는 약 9558억원이다.

포스코, 복합개발 시공 경험 내세워
포스코이앤씨는 서울 내 브랜드 인지도 강화를 위해 수주가 필요한 상황이다. 정희민 포스코이앤씨 대표이사 사장은 신년사에서도 “서울과 수도권 주택시장을 집중 공략해 브랜드 파워를 강화해야 한다”며 “기존에 추진 중인 핵심지역 진입 ‘스텝업(Step-up) 전략’을 완성하고 리모델링 사업은 차별화된 기술력으로 초격차를 유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포스코이앤씨 하이엔드 브랜드인 오티에르는 2022년 선보여 타 대형 건설사 대비 후발주자다. 현재 오티에르가 적용된 사업장은 서울 서초구 신반포 18차 재건축(오티에르 신반포), 신반포 21차 재건축(오티에르 반포), 서초구 방배 신동아 재건축(오티에르 방배) 등이다. 하반기 여의도‧압구정‧성수 등 주요 지역 재건축이 예정된 만큼 브랜드 입지 강화가 필요한 상황이다.
수주를 위해 포스코이앤씨는 다수 복합개발사업 경험을 내세우고 있다. 송도 국제업무지구 개발을 비롯해 해운대 101층 높이의 ‘해운대 엘시티’와 ‘여의도 파크원’, ‘더현대 서울’ 등이 대표적이다.
포스코이앤씨는 대형 평형과 펜트하우스를 중심으로 한 고급화 전략도 강조한다. 전용 111㎡ 이상 대형 주택형을 조합이 제안한 231가구보다 49가구 많은 280가구로 확대했다. 이 중 11가구는 조합측 안에 없던 200㎡ 규모 펜트하우스로 구성했다.
오피스텔 부분에서도 고급화 전략에 맞춰 설계를 차별화했다. 전용 29㎡ 단일 타입의 기존 조합안 대신 모듈형 설계 ‘큐브릭폼(Cubric Form)’을 도입해 전용 59㎡ 이상의 아파트형 세대를 대폭 늘렸다. 천장고는 2.5m로 시공해 개방감을 강화하고 모든 오피스텔 세대에 외부 발코니를 설치해 추가 면적을 확보하는 설계를 제안했다.
또 세계적인 호텔 브랜드인 하얏트와 협업해 세탁, 반려동물 돌봄, 전문 의료기관 연계 건강검진 서비스 등도 제공할 계획이다.

HDC현산 “용산역 연결 직접 연결”
HDC현대산업개발은 용산에 텃밭을 둔 만큼 용산 일대에 ‘HDC 타운’을 조성하겠다는 계획이다. 정경구 HDC현대산업개발 대표이사는 지난 4월 직접 현장을 방문해 “용산은 HDC현대산업개발에게 단순한 사업지가 아닌, 오랜 기간 쌓아온 신뢰와 경험이 축적된 터전”이라며 “HDC타운으로 조성해 시너지 효과를 내겠다”고 강조했다.
용산 터줏대감으로 불리는 HDC현대산업개발은 기존 인프라를 활용한 연계 개발 전략을 강조했다. 국내 시공능력평가 10위권 대형 건설사 중 유일하게 용산구에 본사를 두고 있는 영향이다.
HDC현대산업개발은 이번 수주를 기점으로 용산철도병원 부지 개발, 용산역 앞 공원 지하화 개발, 용산역 아이파크몰, HDC신라아이파크면세점 등을 연계한 HDC용산타운을 조성하겠다는 구상이다.
HDC현대산업개발은 용산역과 연결되는 지하통로·상업공간을 설계해 약 5843평(약 1만9300㎡)의 면적을 추가 확보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기존에 수주한 용산역 전면 공원의 지하공간과 철도병원 부지 개발 사업을 연계해 정비창 전면 1구역을 용산역과 직접 연결하겠다는 계획이다.
또한 ‘더 라인 330’이라는 프로젝트명을 내걸고, 한강변을 따라 단지 내 초고층 타워를 잇는 국내 최장 330m 길이의 스카이라인 커뮤니티 조성계획을 제안했다. 스카이라인 브릿지는 지상 74.5m 높이에 조성할 예정이다.
전문가는 이번 수주전에서 승리하는 건설사가 하반기 있을 주요 재건축 사업에서 입지를 다질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용산은 한남 외 재개발할 입지가 많이 없는데 정비창이라는 상징성이 있는 곳에서 하는 개발인 만큼 치열한 경쟁이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용산에서 승기를 잡을 경우 하반기 여의도‧압구정‧성수‧목동 등 굵직한 수주전에서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용산은 입지 자체가 사업성이 좋고 서울 (다른 지역) 수주로 뻗어나갈 수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양사 조건을 살펴봤을 때, 한 회사가 우위에 설 정도로 차별성 있는 입찰 조건은 없다”며 “조합원들에게 제시되는 특화 디자인, 각 사의 영업조직 역량 등이 입찰 결과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 진단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