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12일 인도 아메다바드 공항을 이륙한 에어인디아 보잉 787-8 드림라이너 여객기가 이륙 직후 추락하는 참사가 발생하면서 보잉의 안전성 논란이 재조명되고 있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12일 인도 서부 구자라트주 아메다바드 사르다르 발라바이 파텔 국제공항을 출발한 에어인디아 AI171편은 이륙 5분 만에 추락했다. 사고기는 영국 런던의 개트윅 공항에 착륙할 예정이었으며, 승객 230명과 승무원 12명 등 총 242명이 탑승했다. 탑승객 가운데 1명을 제외한 나머지가 모두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사고는 보잉사의 최신 항공기인 ‘787-8 드림라이너’는 지난 2011년에 첫 상업 운항을 시작했으며 이번 참사는 도입 이후 첫 추락 사고다. 탑승자 242명 중 대부분이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
보잉은 지난 2018년과 2019년 737 MAX 기종에서 발생한 두 차례 대형 추락 사고로 전 세계 항공업계와 규제 당국으로부터 강도 높은 비판을 받았다. 인도네시아 라이언에어 JT610편과 에티오피아항공 ET302편 사고로 346명이 목숨을 잃었으며, 사고 원인은 보잉이 새로 도입한 자동 실속 방지 시스템인 MCAS(Maneuvering Characteristics Augmentation System)의 설계 결함과 조종사 교육 미흡으로 알려졌다.
이후 737 MAX 기종은 전 세계적으로 18개월간 운항이 중단됐고, 보잉은 MCAS 소프트웨어를 전면 수정했지만 737 MAX 시리즈의 품질 관리 문제와 안전 관련 사건이 꾸준히 보고되어 왔다.
보잉 787 드림라이너 기종 역시 최근 품질 관리 문제로 도마 위에 올랐다. 지난 2023~2024년 사이 787 생산 과정에서 구조적 결함, 조립 불량, 산소마스크 결함 등 내부 고발이 이어졌고, FAA는 787 기종의 생산과 품질 관리에 심각한 간극이 있다고 공식 지적한 것이다.
국내 항공업계도 이번 사고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대한항공은 2024년 기준 14대의 787-9 드림라이너를 보유 중이며, 2034년까지 20대의 787-10을 추가 도입할 계획이다. 에어프레미아도 5대의 787-9를 운용 중이며, 오는 2027년까지 15대로 확대할 방침이다. 아시아나항공은 아직 787을 보유하지 않지만, 대한항공과의 통합 이후 추가 도입 가능성이 크다.
항공업계에서는 787 드림라이너가 한국 항공사들의 장거리 노선 핵심 기종으로 자리 잡고 있어 안전 관리 및 기종 운영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787 시리즈는 보잉의 최첨단 중대형 항공기로서 글로벌 항공사들의 기단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며 “사고기 기령이 높지 않아 경년 항공기로 분류되지는 않지만, 항공업계에서는 사고 조사 결과를 예의주시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8월 취임한 로버트 켈리 오트버그 보잉 최고경영자(CEO)는 12일 사고 직후 성명을 내고 “보잉 팀은 인도 항공기사고조사국(AAIB)이 주도하는 조사에 전면 협력할 준비가 돼 있다”며 “이번 사고에 관한 정보는 인도 조사국의 판단과 발표에 전적으로 맡길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보잉은 737 MAX 사태 이후 신뢰 회복에 총력을 기울여 왔으나 이번 787 추락 사고로 브랜드 이미지가 또다시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 FAA와 인도 항공 당국, 미국 NTSB 등은 사고 원인 조사에 착수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