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농촌진흥청이 비닐하우스에 사용되는 폴리올레핀(PO) 필름의 국산 보급률을 높이기 위해 보조금 지급 등 정책적 지원을 고려하고 있다. 그러나 농진청에서 보금 사업을 펼치고 있는 국산 PO필름은 국가 보조금 대상에서 제외돼 ‘역차별’이라는 지적이 제기된다.
농진청 관계자는 25일 농림축산식품부 기자실에 열린 ‘온실용 국산 폴리올레핀(PO) 필름 성능 발표’ 자리에서 “국내에서 개발한 PO의 보급 확대를 위해 보조금 지급과 정부의 스마트팜 확대 사업에 우선 사용되도록 정책 제안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농진청에 따르면 국내 PO 사용량은 2024년 기준 8892톤이다. 이 중 국산화 비율은 32.6%(2903톤)에 불과하다. 나머지 약 6000톤은 일본산이 38.5%, 중국산이 28.9%이 차지하고 있다. 농진청은 이를 국산으로 대체할 경우 연간 약 405억 원 규모의 수입대체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특히 농업 현장에서는 기존의 EVA(에틸렌비닐아세테이트)나 PE(폴리에틸렌) 필름에서 PO 필름으로 교체하는 추세다. PE나 EVA 필름은 1~3년 주기로 교체해야 하지만, PO 필름은 최장 5년까지 사용 가능하기 때문이다.
현재 시장에서 국산 PO필름은 약 1만3000원, 일본산 PO필름은 약 1만7500원 수준에 거래되고 있다. 문제는 일본산 PO 필름은 국가 보조금 대상이라 절반 가격에 구매 가능하는 점이다. 국산 PO 필름은 보조금 대상이 아니라 실질 구매가가 더 비싼 셈이다.
2024년 원예시설 현대화사업 총 예산은 약 6496억원이다. 이 가운데 국비 보조금 규모는 25%( 1645억3000만원) 수준이다. 여기에 지방비 30%까지 합치면, 전체 구입가의 절반가량이 보조금으로 지원되는 구조다. 지자체 대부분이 정률 보조(50%)를 시행하고 있어 단가가 높은 일본산 PO 필름일수록 더 많은 보조금이 지원되는 기형적 구조가 형성되고 있다.
이에 대해 농진청 산하 국립원예특작과학원 김기영 시설원예연구소장은 “정부 보조금은 PO 필름에 대해 현재로선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일부 지자체에서 국산 PO 필름에 대한 자체 보급 지원은 하고 있지만 중앙정부 차원의 지원은 아직 없다”고 설명했다.
농진청은 지난해부터 국산 PO필름을 ‘신기술 보급사업’으로 지정해 시범 보급 중이다. 일본산보다 20~30% 저렴한 가격으로 보급되고 있다. 성능은 일본산과 큰 차이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실제 농진청이 빛이 적고 온도가 낮은 11월에 참외 온실에 국산 PO 필름을 적용한 결과, 기존 EVA 필름보다 착과일이 6~8일 빨랐고, 열매 크기도 25~27% 더 컸다. 10개 지역 66개 농가를 대상으로 한 만족도 조사에선 보온성과 내구성, 유연성 등에서 기능적 만족도는 평균 84점, 계속 사용 의향이 있는 농가는 94%에 달했다.
농촌진흥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 김명수 원장은 “우수한 농자재 확산으로 농업인과 농산업체의 동반 성장을 기대한다”며 “기능성이 뛰어난 폴리올레핀(PO) 필름 보급이 확대되면 작물 생산성 향상은 물론 농가 부담이 줄어들고, 나아가 소비자가 체감하는 가격 안정에도 긍정적 영향을 줄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세종=김태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