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첫 원전 고리 1호기 해체 최종 승인…‘영구 정지’ 8년 만

국내 첫 원전 고리 1호기 해체 최종 승인…‘영구 정지’ 8년 만

기사승인 2025-06-27 05:15:18
부산 기장군 장안읍 소재 고리1호기 원전 전경. 연합뉴스 

국내 최초 상업용 원자력발전소인 부산 기장 고리 1호기 해체가 영구 정지 8년 만에 승인됐다. 국내 첫 원전 해체 사례로 이르면 2037년 해체 작업이 완료될 전망이다.

27일 원자력안전위원회(원안위)는 전날 제216회 회의를 열고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이 제출한 고리 1호기 해체계획서를 심의 및 의결해 최종 승인했다고 밝혔다. 한국수력원자력이 2021년 해체 승인을 신청한 지 4년만으로, 고리 1호기가 1978년 첫 상업운전을 한 이후 47년 만, 2017년 영구정지가 결정된 지 8년 만에 본격 해체에 돌입하게 됐다. 

국내에서 상업용 원전이 해체 승인을 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최원호 원안위원장은 해체 승인 사유에 대해 “해체에 필요한 기술 능력과 계획이 관련 규정에 적합하며, 해체 과정에서의 피폭 방사선량도 법정 기준 이내”라고 설명했다. 

심사 과정에서 원안위와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KINS)은 ‘해체 기술 확보 여부’ ‘계획의 정합성’ ‘예상 피폭선량의 적정성’을 중점적으로 검토했다. 당국은 한수원이 해체 전담조직을 운영하고 있고, 총 1조713억원 규모의 해체비용에 대한 재원마련 계획이 적절하다고 판단했다.

해체 방법의 경우 오염 준위가 낮은 곳에서 높은 곳 순서로 해체하는 단계별 방식으로 허가 6년 후 사용후핵연료를 반출하고 10년 후 오염구역 해제, 12년 후 부지를 복원한다는 계획이 적합한 것으로 평가됐다.

고리 1호기의 사용후핵연료는 습식저장소에 보관 중으로, 한수원은 부지 내 건식저장시설을 지어 반출한다는 계획이며 이를 위해 내년 8월 중 운영변경허가를 신청하기로 했다.

해체를 진행하면 중준위 65t, 저준위 8941t, 극저준위 4315t, 자체처분 15만8387t 등 총 17만1708t의 폐기물이 발생할 것으로 전망되며 고체와 액체, 기체, 혼합 폐기물별 관리계획도 마련됐다.

해체 후나 해체 중 방사성폐기물 드럼이 파손되거나 하는 비정상사고가 발생할 때 종사자와 주민의 예상 피폭선량도 법적 안전기준인 선량한도 미만인 것으로 평가돼 안전에 문제가 없는 것으로 결론 내려졌다.

고리 1호기는 부산 기장군에 위치한 국내 1호 상업용 원전으로 미국 웨스팅하우스가 공급했다. 전기출력 595메가와트(㎿e)의 가압경수로(PWR) 방식으로, 1978년 상업운전을 시작해 30년의 설계 수명을 마친 뒤 2007년 계속운전 승인을 받아 2017년 5월까지 운영됐다. 2015년 2차 계속운전 여부를 놓고 해체산업 육성 필요성이 제기되면서 2017년 6월 영구정지가 결정됐다. 이후 한수원은 2021년 5월 원안위에 해체계획서를 제출했고, 지난해 5월부터 해체 사전작업의 일환으로 방사성물질 제염(오염 제거) 작업을 진행해 왔다.
정혜선 기자
firstwoo@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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