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황제를 원하지 않는다”…브릭스, 트럼프 관세 위협에 반발

“우리는 황제를 원하지 않는다”…브릭스, 트럼프 관세 위협에 반발

기사승인 2025-07-08 08:06:18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브라질 대통령. 연합뉴스 

러시아와 중국 등 비(非)서방 신흥경제국 연합체인 브릭스(BRICS) 회원국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추가 관세 부과 위협에 반발하며 회원국 간 결속 의지를 다졌다.

7일(현지시간)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브라질 대통령은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진행된 17차 브릭스 정상회의를 계기로 한 현지 기자회견에서 “미국과 같은 거대 국가의 대통령이 온라인 네트워크를 통해 세계를 겁박하는 건 매우 잘못된 일”이라며 “우리는 황제를 원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날 회견에서 룰라 대통령은 “사람들은 주권이라는 단어의 의미를 잘 알아야 한다”며 “그(트럼프)는 세상이 변했다는 사실을 인식해야 하며 우리는 주권 국가”라고 비판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인 트루스소셜에서 “브릭스의 ‘반미 정책’에 동조하는 모든 국가에 추가로 10%의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압박했다.

이 발언은 브릭스 정상회의 선언문이 공개된 직후 나왔다. 선언문에는 이란 핵시설에 대한 군사 공격을 규탄하고 무분별한 관세 부과가 세계 교역 질서를 위협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다만 선언문 자체에 ‘트럼프’가 적시되진 않았다.

이와 관련해 캐럴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브릭스가 미국 이익을 훼손하려 한다고 (대통령은) 보고 있다”며 “대통령이 브라질에서 진행된 브릭스 정상회의를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고 러시아 매체 리아노보스티는 보도했다.

세우수 아모링 브라질 대통령실 국제관계 특별보좌관(특보)은 CNN 브라질과의 인터뷰에서 “미국의 관세는 ‘제 발에 총 쏘기’와 같다”며 “브라질은 이미 대미 교역에서 큰 폭의 적자를 기록 중”이라고 강조했다. 브라질 정부에서 공개한 교역액 수치를 보면 지난해 브라질은 대미 교역에서 400억 헤알(68억 달러·약 10조원) 적자를 기록했다.

2009년 창설된 브릭스는 10여년 넘게 5개국(브라질·러시아·인도·중국·남아프리카공화국)으로 이어오던 회원국 규모를 최근 11개국(이집트·에티오피아·이란·사우디아라비아·아랍에미리트·인도네시아 합류)으로 불리면서 영향력을 대폭 키웠다.

브릭스 국가들의 달러 기준 명목 국내총생산(GDP) 비중은 세계 경제의 약 39% 수준이다. 
정혜선 기자
firstwoo@kukinews.com
정혜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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