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바람난 증권株, “현실 뛰어넘은 기대감” 지적에 밸류 부담↑

신바람난 증권株, “현실 뛰어넘은 기대감” 지적에 밸류 부담↑

기사승인 2025-07-09 06:00:08
서울 여의도 증권가 전경.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과 신정부의 강력한 증시 부양 의지에 상승세를 펼치던 증권주가 급등세를 선보였다. 미국발 관세 리스크에 대한 반사 이익이 작용한 여파로 풀이된다. 다만 투자업계에서는 증권주의 밸류에이션이 과열됐다는 지적과 함께 주가 변동성 심화를 우려하고 있다. 

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KRX 증권 지수는 전날 직전 거래일 대비 5.65% 급등한 1419.20에 거래를 마쳤다. 해당 지수는 국내 증시에 상장된 주요 증권업종으로 구성됐다.

개별 증권주들은 더욱 큰 오름세를 선보였다. 신영증권과 부국증권은 각각 전 거래일 대비 20.03%, 13.78% 급등한 14만2000원, 4만6650원에 장을 마감했다. 대신증권(10.79%), 유안타증권(10.11%), 교보증권(9.10%), 유진투자증권(8.83%), 다올투자증권(7.22%), LS증권(6.94%), 현대차증권(6.54%), 키움증권(6.31%), 미래에셋증권(6.21%) 등 모든 종목이 일제히 상승했다.

이같은 급등세는 미국발 관세 부과 리스크가 오히려 반사 이익으로 작용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7일(현지시간) 자신의 사회관계망(SNS) 트루스소셜을 통해 관세 부과 계획을 공개했다. 한국에는 오는 8월1일부터 25%의 상호관세를 적용하겠다고 밝혔다. 더불어 무역불균형이 해소되지 않을 경우 추가 관세가 가능하고, 이번 서한이 마지막 경고인 점을 강조했다.

통상 증권업종은 수출기업 대비 무역 상황에 상대적으로 민감하게 반응하지 않는다. 그 때문에 상호관세 리스크가 처음 불거진 지난 4월에도 ‘관세 무풍지대’로 평가받은 바 있다.

아울러 신정부의 증시 활성화 방침에 대한 기대감도 상승 동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기업지배구조 개선과 주주 권익 보호 목적인 상법 개정안은 지난 3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서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의 서막을 여는 신호탄이 됐다. 또 더불어민주당 코스피5000특별위원회는 이 대통령의 주요 경제 공약인 자사주 소각 의무화 방안 로드맵도 마련 중인 상황이다. 

자사주 소각 의무화는 대표적인 주주환원책으로 꼽힌다. 자사주를 소각하면 전체 발행주식수도 줄어 주당순이익(EPS)이 상승한다. 이 경우 기존 주주들이 보유한 지분 가치가 오르는 효과를 동반한다. 실제로 전날 가장 높은 상승세를 시현한 신영증권과 부국증권은 자사주 소각 의무화 기대감 영향이 높았다. 이들의 자사주 보유 비중은 각각 53.1%, 42.73%로 전체 상장사 가운데 가장 높은 수준이다.

그러나 현재 증권주의 훈풍을 낙관적으로만 바라볼 수 없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특히 추가 상승 동력을 반납해야 할 상황이 다가올 수 있다는 지적이다. 

미래에셋증권은 보고서를 통해 증권업에 대한 투자의견을 기존 비중확대에서 중립으로 하향 조정했다. 통상 증권사 리서치 보고서의 투자의견 '매도'가 찾아보기 어려운 점을 감안하면 중립의견은 사실상 매도로 해석된다. 

가장 큰 이유는 업권에 대한 저평가 현상이 해소됐다는 것에 기인한다. 정태준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최근 증권업은 증시 강세와 주주환원 확대, 스테이블코인 시장 참여 등 다양한 기대요인에 힘입어 주가순자산비율(PBR) 1배에 접근하는 수준까지 상승했다”라며 “대부분의 증권사가 기업가치 제고 계획에서 저평가 해소 기준을 PBR 1배로 제시한 만큼, 이제 증권업 저평가는 해소됐다고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시장이 기대하는 증권주 주가의 추가 상승 여력은 부정적으로 봤다. 신정부 출범 이후 정책 기대감 효과에 상승한 주가가 기대치를 넘어섰다는 것이다.

정 연구원은 “연초 이후 증권업 주가 상승은 대부분 2분기다. 지난달 신정부 출범에 따른 정책 효과와 스테이블코인 기대까지 겹치면서 상승세가 더욱 가팔라졌다”라며 “현재 주가에 반영된 기대감은 현실적인 범위를 뛰어넘는 수준이다. 이제는 기대감의 소멸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꼬집었다.

이창희 기자
window@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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