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칼빼들었다...‘갑질 의혹’ 화장품·플랫폼업계 안절부절

공정위 칼빼들었다...‘갑질 의혹’ 화장품·플랫폼업계 안절부절

머스트잇·발란 등 명품 4사, 소비자 권리 침해
쿠팡·마켓컬리 등 배송업체, 납품업체 갑질에 자회사 밀어주기
BHC·BBQ·교촌 등 치킨업계, 프랜차이즈 분쟁조정 단골
LG생활건강·아모레퍼시픽, 대리점 갑질 여부 조사 중

기사승인 2022-09-03 06:00:02
사진=쿠키뉴스 DB

유통업계는 잔뜩 긴장하는 모양새다. 최근 명품 플랫폼, 온라인 새벽배송, 치킨 프랜차이즈, 화장품 등 관련 업체들이 가맹점·대리점 및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갑질 의혹이 계속 제기되면서 공정위가 사태 조사에 착수했기 때문이다. 

“반품비가 30만원?!” 명품플랫폼, 소비자 불만 급증

업계에 따르면 공정위가 국내 주요 명품 플랫폼에 대한 실태조사에 나섰다. 앞서 한국소비자원은 지난 10일 주요 명품 플랫폼 4개 사(머스트잇·발란·오케이몰·트렌비)는 소비자 청약 철회권을 제한하거나 과도한 반품비를 부과하고 있다는 조사결과를 발표했다. 이들 업체는 청약 철회 기간을 법정 기간(수령 후 7일 이내)보다 짧게 설정하거나 특정 단계(주문 접수 또는 배송 준비 중) 이후에는 철회할 수 없도록 정한 것으로 파악됐다. 일부는 단순 변심이나 특정 품목(수영복·액세서리 등)에 대한 청약 철회를 제한하기도 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 스크래치나 흠집 등은 제품 하자가 아니라며 소비자가 반품비를 부담하도록 하기도 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상품 가격보다 높은 반품 비용을 부과하거나 판매가가 62만원인 상품의 반품비를 30만원으로 정한 입점업체도 있었다. 공정위에 따르면 이번 조사 대상은 이용량 및 매출액이 상위권인 국내 주요 명품 플랫폼 업체다. 조사 방식은 서면조사를 원칙으로 하되 필요 시 현장조사 및 면담조사를 실시하기로 했다. 공정위는 실태조사 자료 및 사업자 의견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오는 12월께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쿠팡·마켓컬리 등 자회사 밀어주기·판매장려금 의혹

마켓컬리도 납품업체를 상대로 갑질을 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조사를 받았다. 공정위는 마켓컬리가 일방적으로 판매장려금을 결정해 법을 위반했는지 여부를 살펴보고 있다. 판매장려금은 납품업체가 본인 물건을 많이 팔아주는 것에 대한 대가로 컬리 같은 대규모 유통업체에 내는 수수료다. 대규모유통업법은 판매장려금 제도를 허용하지만 비율이나 액수 등의 사항은 납품업자와 약정해 정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앞서 마켓컬리는 올해 1월부터 일정 비율 이상 매출이 증가한 모든 납품업체로부터 동의 하에 판매장려금을 받는 정책을 적용했다.

쿠팡은 최근 시민단체로부터 자체 브랜드 전문 자회사를 부당지원하고 있다는 이유로 공정위 신고를 당했다. 참여연대에 따르면 쿠팡은 판매자가 판매하는 상품의 종류에 따라 기본수수료 명목으로 4∼10.8%의 수수료를 부과하고 있다. 하지만 공정위 조사 결과 등을 보면 쿠팡의 실질 수수료율은 31.2%에 달한다. 이에 쿠팡 측은 참여연대가 거래방식을 잘못 이해하고 허위 주장을 퍼뜨리고 있다고 비판했다. 쿠팡은 “참여연대가 자회사인 씨피엘비(CPLB)의 감사보고서를 왜곡해 ‘용역비‘를 ‘판매수수료’로 바꿔 주장했다”며 “자신들의 주장에 짜맞추기 위해 의도적으로 허위사실을 유포한 것이라고 보고, 법적인 책임을 물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사진=연합뉴스

치킨 프랜차이즈 분쟁조정, 5년간 bhc 가장 ‘최다’
 
치킨 프랜차이즈 업체들은 매년 공정위 조사 대상이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김한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한국공정거래조정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최근 5년간 치킨 프랜차이즈 본사-가맹점 분쟁조정 신청 현황’ 자료를 보면 2018년부터 올해까지 치킨 매출 상위 20개 프랜차이즈 기업과 관련해 73건의 분쟁조정 신청이 접수됐다. 업체별로는 bhc가 22건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BBQ(16건), 훌랄라참숯바베큐치킨(14건), 교촌, 멕시카나(7건) 등 순이었다. 

분쟁조정 신청내용 별로는 거래상 지위남용이 11건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정보공개서 사전제공 의무(10건), 부당한 계약 종료(10건) 등의 순이었다. 분쟁조정 신청이 가장 많았던 bhc의 경우 ‘부당한 계약 종료’가 7건으로 가장 많았다. 외에도 거래 거절(4건), 부당한 손해배상의무 부담(3건), 부당한 계약해지(2건), 거래상 지위남용(2건) 등 다양했다. 현재 bhc는 가맹점을 대상으로 고올레산 해바라기유를 가맹점에 필수거래 품목으로 지정하고, 같은 품질의 튀김기름을 만드는 다른 업체에 견줘 33∼60% 비싼 가격으로 매입할 것을 강제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LG생활건강·아모레퍼시픽, 대리점 갑질 여부 조사 중

화장품업계 양대산맥 LG생활건강과 아모레퍼시픽도 최근 공정위로부터 대리점법 위반 여부와 관련 조사를 받았다. 공정위는 지난해 화장품 업종 거래 실태조사에서 파악된 문제점을 확인하기 위해 직권조사에 착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공정위는 지난해 23개 공급업자와 2356개 대리점을 대상으로 화장품 업종 대리점 거래 실태를 조사한 바 있다. 앞서 공정위는 지난해 11월 기계, 사료, 생활용품, 주류, 페인트, 화장품 등 6개 업종을 대상으로 대리점 거래 실태조사를 했다. 그 결과 화장품 대리점 10곳 중 2곳 꼴로 공급업차로부터 판매 목표를 강요당한 경험이 있다는 조사 결과를 공개한 바 있다. 이번 직권조사 착수는 당시 파악된 문제점을 확인하기 위한 후속조치로, 별도 위법 행위로 신고가 접수된 건은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

안세진 기자 asj0525@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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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sj0525@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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