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대보증보험 가입 절반 ‘깡통주택’…보증보험 중단위기

임대보증보험 가입 절반 ‘깡통주택’…보증보험 중단위기

기사승인 2023-01-09 09:58:26
기사 내용과 무관한 사진.   쿠키뉴스 DB.

보증금 보험에 가입한 임대사업자가 보유한 주택 2채 중 1채가 ‘깡통주택’인 것으로 나타났다. 보증금 보험에 가입한 임대주택 가운데 깡통전세 비율이 높아지며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재정건전성에도 적신호가 켜졌다. 일각에서는 보증상품 공급 중단이 불가피하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9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박상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주택도시보증공사(HUG)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임대사업자의 보증보험 가입이 의무화된 2020년 8월부터 지난해 11월까지 임대사업자 보증보험 가입 주택 70만9026채 중 54%인 38만2991채는 집주인의 부채비율이 80%를 넘었다. 부채비율은 집주인의 주택담보대출 등 담보권 설정 금액과 전세보증금을 합한 금액이 집값에서 차지하는 비중으로 이 비율이 80%를 넘으면 집을 처분해도 세입자가 보증금을 제대로 돌려받지 못하는 깡통주택으로 본다.

깡통주택이 차지하는 비율이 개인 임대사업자 보유 주택도 55.7%(10만8158채)로 법인 보유주택(53.4%)보다 높게 나타났다. 이 비율이 가장 높은 지역은 서울 강서구로 79%(1만22채)였다. 지역별로 울산(68.5%), 광주(63.2%), 인천(60.0%)에서 개인 임대사업자 보유 깡통주택 비율이 높았다.

보증금 보험에 가입한 임대주택 중 깡통주택 비율이 높아지며 HUG 재무 건전성에 적신호가 켜졌다. 보증보험에 가입한 주택은 집주인이 세입자에게 전세 보증금을 돌려주지 못하는 경우 HUG가 대신 갚고 집주인에게 이를 청구한다. 하지만 주택을 처분하더라도 보증금을 회수하지 못하면 이는 고스란히 HUG 손실로 이어진다. 실제 지난해 HUG가 집주인 대신 세입자에게 돌려준 전세보증금은 9241억 원이었으나 집주인으로부터 회수한 금액은 2490억 원에 불과했다.

세입자에게 전세금을 돌려주지 않아 HUG가 3번 이상 대신 갚아줬음에도 연락이 끊기거나 최근 1년간 보증채무를 한푼도 갚지않은 악성 임대인도 증가하고 있다. 집중관리 다주택 채무자 자료에 따르면 11월 기준 상위 30명의 전세 사고 건수는 3459건, 사고 금액은 7250억원에 달했다.

깡통주택 증가와 악성 세입자 증가에 HUG의 보증배수도 빠르게 상승 중이다. HUG 등에 따르면 자기자본 대비 한도사용액의 비율을 의미하는 HUG의 보증배수는 지난해 말 52.9배를 기록한 뒤 올해 말 59.7배까지 오를 것으로 전망됐다. 이 같은 추세라면 오는 2024년 보증배수가 66.5배에 달해 법정 한도를 넘어설 가능성이 높다. 주택도시기금법에 따르면 HUG의 보증금은 자기자본의 60배를 초과하지 못한다. HUG의 추정치대로 보증배수가 늘어날 경우 2024년에는 전세금반환보증을 비롯한 보증상품 운영이 중단될 수 있다.

전문가들은 전세사기에 대한 사전적인 대책을 강조했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가장 큰 문제는 전세제도다”며 “전세 제도가 우리나라에 있는 한 한정된 대안과 대책을 내놓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전세자금 대출이 서민 대출임을 강조하다 보니 시장에 너무 많은 자본이 풀려져 있다. 상환 능력을 고려와 전세금 관련 비율을 축소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조유정 기자 youjung@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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