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라와 롯데, 조선호텔 등 국내 특급호텔의 등급 재심사 기간이 돌아온 가운데 한국관광협회중앙회도 심사 기준 완화 방안을 두고 논의 중이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웨스틴조선 서울, 롯데호텔 월드, 롯데호텔 서울, 서울 신라호텔 등 국내 대표 호텔들의 기존 등급(별)이 올해 만료된다. 관광진흥법에 따라 호텔은 3년마다 등급 평가를 의무적으로 받아야 한다. 해당 등급에 맞는 시설과 서비스를 유지하고 있는지 확인해야 하기 때문이다. 재심사 신청 기한은 등급 만료일 기준 150일 전부터 90일 전까지이다.
한국관광협회중앙회에 따르면 올해 재심사에 들어가는 5성급 호텔은 18곳, 4성급 호텔은 30곳이다.
평가 방법도 깐깐하다. 시설 품질과 위생, 서비스 수준 등을 기준으로 엄격한 심사를 거친다. 총 1000점 만점 중 900점 이상을 획득해야 5성 호텔로 인정받을 수 있다.
4성급을 신청한 호텔은 850점 만점에 80%(680점) 이상을 얻어야 한다. 특히 4성과 5성 호텔은 평가위원들이 정해진 날짜에 내외부의 각종 시설과 서비스 전반을 점검하는 현장평가 외에도 미스터리 투숙객이 신분을 숨기고 호텔을 평가하는 암행평가까지 거쳐야 한다.
별을 지키는 것도, 별을 따내는 것도 힘들다. 지난해 스위스그랜드호텔과 거제삼성호텔은 부대시설 축소 등을 이유로 5성에서 4성으로 강등됐다. 흔하게 있는 일은 아니지만 롯데나 조선, 신라호텔 같은 특급호텔도 긴장을 늦출 수 없는 이유다.
4성에서 5성으로 등급을 올리기도 쉽지 않다. 한 호텔업계 관계자는 “대부분 처음 지을 때 해당 등급을 겨냥하고 연회장 개수나 F&B 규모, 객실 개수와 컨디션을 설계한다”며 “만약 호텔이 별을 더 따내려고 한다면 약간의 재정비로는 턱없이 부족하고, 대대적인 공사를 거쳐야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 외에도 현재 등급평가 기준이 모호하거나 불필요한 요소가 많다는 지적은 꾸준히 있어 왔다. 이에 관광협회중앙회도 호텔업의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개편안을 마련하고 있다. 가장 큰 개정 사항은 관광호텔 심사 기준 통합이다.
현재 관광호텔은 등급별 심사 기준 항목이 1~2성, 3성, 4성, 5성으로 나누어져 있다. 이를 하나로 통합하는 작업을 골자로 한다. 관광협회중앙회 관계자는 “관광호텔도 전통, 가족, 소형호텔업 항목처럼 기준을 하나로 합치는 작업을 하고 있다”며 “이 과정에서 종업원의 목소리나 미소, 친절한 정도 등 평가자 주관이 많이 들어가는 부분이나, 기술 발전이나 호텔업계의 환경 변화로 인해 불필요해진 항목 등을 삭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관계자는 “시뮬레이션 등도 해 봐야 겠지만, 개편 방향에 대해 어느정도는 구체적인 안이 나왔다”며 “올 가을 이후 정도로 공개한 후 설명회도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전문가는 주관적인 부분을 배제하면서도 다양한 평가를 내릴 수 있는 방식으로 개편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정란수 한양대학교 관광학부 교수는 “지금까지는 주관적인 요소가 많아 호텔이 어떤 평가자를 만나느냐에 따라 (결과에) 편차가 컸던 것은 사실”이라며 “이러한 부분이 평가 항목에서 개선되면 호텔 입장에선 좀 더 쉬워지겠지만, 그렇다고 5성 호텔이 갑자기 증가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전했다. 이어 “자세한 사항은 개정안이 발표된 이후에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심하연 기자 sim@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