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C녹십자그룹이 미국과 중국을 중심으로 글로벌 시장 공략에 나섰다. 혈액제제 ‘알리글로’의 미국 수출을 시작한 데 이어 중국 제약사와 전략적 제휴를 통해 현지 사업을 위한 발판을 마련했다.
GC(녹십자홀딩스)는 홍콩법인 지분 전량을 중국 CR(화륜)제약그룹의 자회사인 ‘CR보야바이오’에 매각하는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다고 17일 밝혔다. 이와 함께 GC녹십자와 GC녹십자웰빙 주요 제품을 중국에 판매하기 위한 유통계약도 맺었다.
CR제약그룹은 지난해 약 47조원 규모의 매출을 기록한 중국 국영 기업이다. GC는 이번 계약에 따라 홍콩법인 지분 전량을 CR제약그룹 측에 넘긴다. 지분 총 매각 금액은 약 3500억원이다. 홍콩법인이 지분 전량을 보유하고 있는 중국 내 자회사(GC차이나) 등 6개 회사도 함께 매각한다.
계약 주체인 CR보야바이오는 CR제약그룹의 자회사로 제약·헬스케어제품 연구개발과 제조, 유통, 소매업을 하는 국영 기업이다. 총 800여개 품목을 생산하는 중국 3대 제약 기업으로 평가된다. 현지 일반의약품(OTC) 부문 1위 제약사이기도 하다. 중국 현지 28개성에 230여개 물류센터를 갖추고 있다.
GC는 이번 지분 매각을 통해 재무건전성을 제고하면서 동시에 유입된 자금을 미래 사업을 위한 전략적 투자에 활용할 방침이다. 현지 전국 유통망을 보유한 CR제약그룹과 협력을 이어가 계열사의 중국 시장 수출 확대도 기대하고 있다.
거래는 중국 증권사인 시틱증권이 주관한다. 시틱증권은 두 회사 제휴가 중국 혈액제제 산업의 큰 이정표가 될 것으로 평가했다. 시틱증권은 이번 지분 거래에서 GC를 대표해 재무적인 자문 역할을 했다.
제품 유통 계약의 경우 GC녹십자 오창공장에서 생산되는 혈액제제 ‘알부민’과 유전자재조합 방식 혈우병 치료제 ‘그린진에프’에 대한 중국 현지 유통을 CR제약그룹이 맡는다. GC녹십자웰빙 히알루론산 필러도 CR제약그룹이 중국 내 유통을 책임진다.
혈액제제 생산 과정에서 나오는 주산물 중 하나인 ‘면역글로불린’은 미국으로 수출하고, 알부민은 중국에 수출해 혈액제제 생산 효율을 극대화할 계획이다. 면역글로불린은 미국이 세계 최대·최고가 시장이고, 알부민은 중국이 최대·최고가 시장으로 통한다.
전략적 제휴를 위한 협약은 혈액제제와 백신, 세포·유전자 치료제, 진단사업 등의 기술에 대한 협력과 라이선스인, 공동 연구개발, 기술 이전, 위탁개발생산(CDMO) 서비스 등을 아우른다.
GC 관계자는 “이번 전략적 제휴로 그동안 지속돼 온 중국 사업의 불확실성을 제거하고 재무적으로 내실을 꾀할 수 있게 됐다”며 “미국과 함께 중국 시장 공략을 통해 본격적으로 글로벌 도약을 이뤄낼 것”이라고 말했다.
신대현 기자 sdh3698@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