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두달여 만에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지난 번보다 2.6%포인트나 내린 0.7%로 예상했다. 사실상 올해 성장률이 마이너스(-)가 될 수도 있으므로 정부에 플러스 성장률을 유지하는데 총력을 쏟아야 한다는 급박한 주문을 한 것으로 해석된다.
◇두달새 2.6%나 내려=KDI는 21일 ‘경제전망(수정)’ 보고서를 통해 올해 한국 경제 성장률을 0.7%로 하향 조정해 발표했다. 지난해 11월13일 3.3%의 성장률 전망치를 내놓은 후 불과 두달여 만이다. 이는 얼마나 경기가 급전직하로 추락하고 있는 지를 보여준다는 지적이다.
KDI는 특히 올 상반기(1∼6월) 성장률이 마이너스 2.6%로 추락할 것으로 예상했다. 올해 신규 일자리는 감소세를 보여 ‘마이너스 고용’을 우려했다. 실직자가 늘면서 실업률(구직기간 4주 기준)이 3.7% 수준까지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우리 경제의 엔진인 수출 금액도 3545억달러로 지난해보다 17.4%나 급감할 것으로 내다봤다.
상반기 민간소비는 상반기 3.2%나 감소(전년 동기대비)하다 하반기에 3.5% 회복세로 돌아서고, 설비투자는 상반기 15.2% 급감한 뒤 하반기에도 0.6%증가에 그칠 것으로 예상했다.
KDI는 은행 발(發) 금융시장 불안 가능성도 강력히 경고했다. KDI는 “경기침체의 심화와 장기화로 은행의 부실이 급속히 확대될 가능성에 대비한 비상계획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면서 “부실이 심각한 은행에 대해서는 공적자금을 투입하고 이를 통해 적극적으로 시장에 자금을 주입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은행에 대한 공적자금 투입은 은행을 일정부분 국유화한다는 의미로, 정부 예산이나 기금 등 재정에서 이에 사용될 자금을 사전에 마련해 놓아야 한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KDI의 위기감 배경=국책연구기관인 KDI가 비상계획 마련까지 권고한 것은 현재 추세라면 실물경제의 침체가 다시 은행 등의 금융기관 부실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가계와 중소기업의 대출 부실이 결국은 은행의 건전성을 위협, 경제시스템 전반을 뒤흔드는 충격이 올 수 있으므로 은행 국유화까지 대비한 계획을 세워놓아야 한다는 것이다.
조동철 KDI 거시금융경제연구부장은 “금융시장은 하루, 이틀 사이에 확확 바뀔 수 있어 우왕좌왕하지 않기 위해서는 악순환의 함정에 미리 대비해야 한다는 차원”이라며 “재정지출 등 경기부양책에 비해 미흡한 구조조정도 일정수준의 대출 축소를 통해 가속화할 필요성이 있다”고 말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배병우 정동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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