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이 바보됩니다” 고1 축구선수 아버지 인터뷰

“우리 아이 바보됩니다” 고1 축구선수 아버지 인터뷰

기사승인 2009-01-30 20:39:01


[쿠키 스포츠] “우리 아이는 영어와 한자로 자기 이름도 못 쓰는 아이예요”

축구협회가 30일 서대문구 홍은동 그랜드힐튼호텔에서 개최한 주말 리그제 토론회에 참석한 김명균(47·사진)씨는 고교 1학년 축구선수인 아들의 상황을 안타까워했다.

김씨는 “공부도 열심히 하는 선수를 만든다는 데는 반대할 부모가 어디있겠느냐”면서 “하지만 초등학교 때부터 하루 종일 운동만 해오던 아이가 고등학교 과정을 따라갈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아이는 아무것도 모르고 운동만 열심히하고 있는데 부모된 입장에서 아이 미래를 생각하면 답답하다는 것이다. 정책 취지는 좋지만 정책이 바뀌는 과정에서 아이가 희생될 것이 불보듯 뻔한데 대한 부모로서의 애끓는 심정이 담겨있다.

그는 “아이 엄마는 요즘 걱정돼 잠도 못이루고 있다”고 말했다. 대학에 입학하기 위해서는 전국대회에서 입상해야 하는 현행 입시제도하에서는 운동에 매진하는 것외에 방법이 없다는 것이다. 공부를 병행하다가는 이도 저도 안된다는 불안심리가 깔려있다.

그는 운동시간을 줄이고 수업에 참여하는 시간을 늘리는 방안에 대해 “공부하는 시간에 잘게 뻔한데 운동하는 시간만 빼앗기고 잠자는 시간만 늘어날 뿐”이라고 말했다.
그의 말에서 학교체육이 운동기계를 양산해 온 폐단을 단적으로 엿볼수 있다.


이때문에 유예기간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김씨는 “리그제가 올해 3월에 시행되는데 학부모나 지도자들이 오늘에서야 리그제가 시행된다는 것을 확인했다”면서 “부모로서 바라는 것은 2∼3년 유예기간을 달라는 것”이라며 한숨을 쉬었다. 또 “정부가 이런식으로 정책을 밀어붙인다면 아이를 자퇴시키고 축구전문 사교육을 받을 수밖에 없는 상황에 몰리게 된다”고 말했다.

정책 방향은 옳지만 정부와 축구협회가 지나치게 ‘속도전’으로 정책을 추진하는 것은 사실이다.

익명을 요구한 축구협회 관계자는 “(주말리그제가) 축구인들 사이에서는 공감대가 형성됐고 오랜 과제였는데, 올해 들어 정부가 축구협회를 여러가지 수단으로 강하게 압박하고 있다”고 털어놨다.

그러나 정책 시행을 늦출 경우 추진력이 떨어질수 밖에 없고, 다른 종목의 변화도 늦어질 우려가 있다는데 정부의 고민이 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이도경 기자
yid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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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도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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