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사회] 연쇄살인범 강호순(38)을 수사중인 경기지방경찰청 수사본부는 31일 오전 브리핑을 열고 정확한 범행동기와 여죄를 캐는 데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고 밝혔다. 강호순은 경찰에 7건의 연쇄살인 범행을 자백했지만 아내와 장모가 숨진 ‘장모집 화재사건’의 방화혐의와 지난 2004년 ‘화성 여대생 노씨 피살사건’의 연관성에 대해서는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먼저 경찰은 강씨를 상대로 지난 2004년 10월 화성시 봉담읍 와우리에서 실종된 노모(당시 21세)씨 사건의 관련 여부를 추궁하고 있다. 노씨는 2004년 10월27일 오후 8시35분쯤 화성시 태안읍에서 귀가하던 중 봉담읍 와우리 공단정류장에서 내린 뒤 실종됐고, 이튿날 노씨의 휴대폰과 청바지가 집과 반대 방향 도로변에서 발견됐다.
경찰은 일단 노씨 사건은 강씨가 자백한 연쇄살인사건의 최초 발생시점인 2006년 12월로부터 2년 이상 앞서 시차가 있고, 일부 범행 수법이 강씨가 저지른 것과 차이가 있어 연관성이 낮다고 보고 있다. 지금까지 밝혀진 7건의 사건을 보면 강씨는 피해여성들의 옷을 태워 증거를 없애고 시신을 경사지에 매장했지만 노씨 사건에선 옷이 시신 발견 장소 주변에서 하나씩 발견됐고 시신은 수풀 속에 묻혀있었다.
그러나 노씨가 교외 버스정류장에서 사라졌고, 유골로 발견된 시신의 옷이 벗겨져 있었다는 점이 강씨가 저지른 연쇄살인사건의 수법과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또 사건이 발생한 지점이 강씨의 수원 당수동 축사와 멀지 않고 특히 유류품 발견 지점으로 미루어 본 범인의 납치 뒤 이동 경로가 다른 범행이 있었던 비봉면쪽으로 향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경찰은 이날 강씨의 DNA를 확인할 수 있는 샘플을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 보내 노씨 청바지에 남아 있던 범인의 것으로 보이는 정액에서 검출한 DNA와 일치 여부를 확인할 예정이다. 그러나 정액 DNA 샘플은 국과수에서 분석을 하는 과정에서 요원의 실수로 훼손됐다는 지적이 있었다. 2005년 국정감사 때 권오을 당시 한나라당 의원에 의해 제기된 이 문제는 샘플이 훼손되지 않았다는 국과수의 반박이 나온 뒤 진위가 확인되지 않은 채 묻혀 버렸다.
경찰은 또 강씨가 경기 서남부에서 부녀자 7명을 살해한 후 22개월간의 공백기간 동안 범행무대를 옮겼을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다른 지역에서 발생한 유사 사건에 대해서도 해당 경찰서와 공조수사를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한편 경찰은 전날 수습된 시신 4구의 신원과 정확한 사인을 가리기 위해 이날 부검을 실시한다. 지난해 11월 살해돼 부패가 심하지 않은 주부 김모(당시 48세)씨로 추정된 시신은 빠르면 2∼3일 후, 유골 상태로 수습된 여대생 연모(당시 20세)씨로 추정되는 시신 등 3구는 10일 이후 부검 결과가 나올 것으로 보인다. 부검결과 이들 신원이 모두 경기 서남부 실종 여성들의 것으로 확인되면 곧바로 유족에게 인계할 방침이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권지혜 기자
jhk@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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