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미래에셋운용, ETF 왕좌 경쟁…KB·한투 3위 쟁탈전

삼성·미래에셋운용, ETF 왕좌 경쟁…KB·한투 3위 쟁탈전

기사승인 2025-02-01 06:00:09
쿠키뉴스 자료사진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에 자금이 계속 유입되면서 운용사 간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적극인 상품 개발과 마케팅에 나선데 이어 인재 영입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1일 한국예탁결제원 세이브로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기준 국내 증권사 전체 ETF 순자산은 183조8642억원이다. ETF 순자산은 한 달 전보다 10조3950억원(5.99%) 늘었고, 1년 전과 비교하면 49.11% 급등했다. 

개인 투자자도 크게 늘었다. 한국거래소(KRX) 정보데이터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24일부터 이달 24일까지 한 달간 개인의 ETF 순매수액은 2조7466억원에 달한다. 김인식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해외주식 공모펀드 자금 유입을 대부분 ETF 시장이 견인했다”며 “향후에도 ETF를 기반으로 한 해외투자가 지속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몸집이 커진 ETF 시장에서 삼성자산운용과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선두경쟁을 펼치고 있다. 지난 31일 기준 삼성운용의 ETF 순자산 총액은 69조9918억원으로 전체 시장점유율은 38.07%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순자산 65조8421억원, 점유율은 35.81%로 불과 2.26%p 차이다. 특히 지난해 삼성운용은 점유율에서는 1위를 지켰지만 운용 수익에서는 미래에셋운용에 밀렸다. 지난해 미래에셋운용의 연간 ETF 운용수익은 약 967억원으로 삼성운용의 운용수익 943억원을 넘어섰다.

3위와 4위 경쟁도 치열하다. 지난 31일 기준 KB자산운용의 전체 ETF 순자산은 14조3496억원으로 전체 시장점유율은 7.80%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의 전체 ETF 순자산은 14조913억원, 점유율은 7.66%로 0.14%p 차이에 불과하다. 한투운용은 지난해 12월과 올해 1월 한때 ETF 시장 점유율 순위에서 KB운용을 제치고 3위에 올라서기도 했다. 

서울 여의도 증권가 전경. 연합뉴스업계 한 관계자는 “ETF 유입 자금이 커진 만큼 운용사가 ETF에 사활을 걸고 있다”고 말했다. 

업계는 선두 판도를 바꿀 변수로 해외주식형 토털리턴 상장지수펀드(TR ETF)를 꼽는다. 정부가 오는 7월부터 TR ETF의 과세 방식을 바꾸기로 하면서다. 정부는 TR ETF의 이자·배당소득을 매년 1회 이상 분배금 형태로 투자자에게 배분하도록 했다. TR ETF가 세전배당을 분배하지 않고 자동으로 재투자하는 상품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현재와 같은 TR ETF 운용을 사실상 금지한 것이다.

이에 ETF 시장 점유율 1위인 삼성자산운용은 TR형 해외 ETF 2종을 분기 단위 분배금 지급형으로 전환했다. 업계는 6조원 규모의 TR ETF 시장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삼성자산운용의 타격이 가장 클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자산운용이 운용하는 해외지수 TR ETF 순자산 규모는 KODEX미국S&P500TR와 KODEX미국나스닥100TR 각각 3조6000억원, 1조8000억원에 달한다. 

ETF 시장 2위인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적극적으로 이벤트에 나서며 삼성운용을 맹추격하는 모습이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최근 ‘TIGER 미국S&P500 ETF’, ‘TIGER 미국나스닥100 ETF’의 분배금 이벤트를 진행하면서 “최근 TR형 ETF에 대한 정책이 변경되는 가운데 두 상품은 지난 4년여간 꾸준히 분배금을 지급하는 전략으로 투자자들에게 안정적인 현금흐름을 제공해왔다”고 강조했다. 

인력 영입 쟁탈전도 가열되고 있다. 미래에셋자산운용 이경준 전략ETF운용본부장은 최근 키움투자자산운용으로 자리를 옮겼다. 삼성운용 출신인 그는 2022년 미래에셋에 합류해 커버드콜(주식·옵션 동시 거래) 상품을 히트시킨 인물로 통한다. 한투운용 김승현 ETF컨설팅담당은 최근 하나자산운용으로 이동했고, KB운용의 김찬영 ETF사업본부장은 한투운용에서 KB운용으로 영입된지 1년 만에 직을 내려놨다. 업계 한 관계자는 “ETF 유입 자금이 커진 만큼 운용사가 ETF에 사활을 걸고 있다”고 말했다. 
임지혜 기자
jihye@kukinews.com
임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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