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어붙는 내수시장

얼어붙는 내수시장

기사승인 2009-02-05 17:17:02


[쿠키 경제] 내수의 급격한 위축을 우려하는 해외발 경고가 잇따르고 있다. 과도한 수출의존 산업 구조도 문제지만 내수가 얼어붙을 경우 역성장의 골이 더욱 깊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서울 명동 사채시장 상품권 할인율과 서울 대형빌딩들의 빈 사무실 비율 등 공식·비공식 지표들을 보면 이미 내수 위축은 예상을 뛰어넘고 있다.

◇2월 내수 위축 본격화=국제통화기금(IMF)은 올해 한국 성장률 전망치 -4% 가운데 수출의 성장 기여도를 1.1%, 내수는 -5.1%로 봤다. 큰 폭의 마이너스 성장의 원인이 내수 쪽에 있다고 분석한 것이다. 모건스탠리도 지난달 22일 올해 민간소비가 전년 대비 -5%에서 -10%까지 위축할 것으로 전망하는 등 외국계 투자은행(IB)들도 가파른 내수 침체를 마이너스 성장의 주요 원인으로 꼽았다.

시장 움직임도 심상찮다. 5일 명동 사채시장 관계자 등에 따르면 백화점 상품권을 현금으로 바꿀 때 적용되는 할인율은 지난달 설을 전후해 4% 수준이었다가 최근 최근 1%포인트 이상 치솟았다. 경기가 나쁠수록 상품권을 현금화하려는 수요가 많아져 할인율은 높아지고, 경기가 좋아지면 그 반대로 움직인다.

대표적인 경기 민감품목인 백화점 여성옷 매출도 지난해 12월 12.4%나 감소했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상대적으로 가격이 비싼 의류 매출은 크게 줄어든 대신 브로치 스카프 등 잡화 매출은 크게 늘었다”며 “불황이 장기화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여성들이 의상 전체를 새로 바꾸기보다 옷에 변화를 주는 정도의 소극적인 쇼핑으로 바뀌고 있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기획재정부가 잠정 집계한 지난달 백화점과 대형할인점 매출은 지난해 같은 달보다 각각 10.2%, 19.6% 늘었지만 설 명절효과일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장기화 조짐=내수침체 본격화를 예고하는 지표들은 곳곳에서 드러난다. 가장 확연한 지표는 자동차공업협회가 집계하는 국산 자동차 내수판매량으로 지난해 10월 전년 같은 달 대비 -0.1%에서 11월 -27.7%까지 내려앉은 후 석달째 -20%대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산업용 전력 판매량도 지난해 11월 전년 대비 -3.9%로 마이너스로 돌아선 후 12월 -7.2%로 판매량 감소세가 커지고 있다. 63빌딩 등 서울시내 주요 대형빌딩들의 공실률도 지난해 9월 0.62%에서 올들어 1%로 높아졌다. 공실률이 상승한다는 것은 폐업이나 이전 등으로 빈 사무실이 증가하고 있다는 뜻이다. 개인들의 지출이 줄면서 국내 신용카드 승인액도 석달 연속 한자리수 증가를 보였다.

재정부는 ‘최근 경제동향(그린북)’을 통해 “고용부진과 부동산가격 하락에 따른 마이너스 자산효과 등이 소비심리 개선에 지속적인 장애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전반적으로 부진한 상황이 계속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정동권 기자
danchu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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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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