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는 지난해 광주 살레시오고를 졸업한 박권희·석희(20) 형제가 올해 수시모집 특기자전형 자유전공학부 인문계열과 정시모집 일반전형 경영대에 각각 합격했다고 6일 밝혔다.
이들 형제는 고교 재학시절부터 ‘쌍둥이 수재’로 유명했다. 홍정모(49) 모교 수학 담당 교사는 “생김새도 똑같지만 차분하면서 논리정연한 성격까지 똑같아 학창 시절 내내 전교 1, 2등을 놓치지 않았다”며 “항상 붙어다니며 의좋게 공부하는 모습이 다른 학생에게 귀감이 됐다”고 말했다.
이들은 지난해 입시에서 서울대에 지원했지만 함께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 사립대에 합격했지만 연간 1000만원에 이르는 학비 때문에 재수를 택했다. 형제가 중학교에 입학하기 하루 전 아버지가 사망해 어머니 노옥희(48)씨는 혼자 힘들게 생계를 꾸려왔다.
노씨는 “새벽까지 공부에 매달리는 모습이 너무 안쓰러워 그냥 사립대에 입학하자고 사정했지만 아들들 고집을 꺾지 못했다”며 “둘 다 원하는 학교에 입학해 감사할 뿐”이라고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합격 비결에 대해 형제는 “서로 모자란 부분을 채워주면서 공부했던 게 가장 큰 힘이 됐다”고 입을 모았다. 사교육을 받아본 적이 한번도 없다는 형제는 집 근처 도서관 문이 열리는 오전 9시부터 자정까지 독학을 하며 재수 생활을 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권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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