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치병 극복한 ‘장한 어머니’…아들 위해 3년간 등·하교 도와

난치병 극복한 ‘장한 어머니’…아들 위해 3년간 등·하교 도와

기사승인 2009-02-11 16:38:02
[쿠키 사회] 아들을 괴롭혀 온 난치병도 어머니의 사랑 앞에 결국 두손 들었고, 무릎을 꿇었다.

루게릭병(근위축증)을 앓고 있는 중학생 아들의 등·하교를 3년간 도운 어머니가 아들의 졸업식에서 학교측으로부터 ‘장한 어머니상’을 받았다. 그리고 아들은 전체 졸업생의 대표로 단상으로 올라가 졸업장을 받았다.

11일 오전 대구시 복현2동 성광중학교에서 열린 졸업식에서 이준영(16)군과 어머니 박정미(40)씨가 이날 행사의 주인공이었다. 특별한 졸업식을 경험한 두 모자는 학교측의 사랑과 배려에 감격했고 고마워했다.

준영군의 몸에 이상이 생기기 시작한 것은 초등학교 5학년 무렵. 근육이 점점 위축되는 병으로 이군은 하반신 마비가 진행되면서 혼자서 움직일 수 없게 됐다.

중학생이 되면서 근육위축은 더욱 심해졌고 이때부터 어머니는 사랑하는 아들의 팔다리가 되기로 마음먹었다.

하반신 불수의 아들이 정상적으로 학교생활을 할 수 있도록 매일 아침 휠체어를 밀어서 등교시켰으며, 하교시간이면 어김없이 학교 교실 앞에서 아들을 챙겼다. 특히 준영군의 교실이 4층에 있는 탓에 항상 업고 오르내리는 수고도 마다하지 않았다.

어머니의 무한한 사랑을 ‘빽’으로 준영군은 늘 밝은 표정을 잃지 않았고 아이들과 잘 어울리는 긍정적인 학생으로 생활했다. 지난해 3학년 1학기 국어영역 수행평가에서는 만점을 받기도 한 준영군은 3분 동안 주어진 자유발언에서 어머니가 자신에게 쏟은 사랑과 눈물겨운 사연을 담은 시를 낭독해 같은반 친구들과 선생님의 눈시울을 흠뻑 적셔놓았다.

성광고에 진학하기로 예정된 준영군은 “어머니에게 항상 미안하고 무한정 고마울 따름”이라며 “열심히 공부해 나처럼 어려움에 처한 사람들을 위하는 일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박씨는 “자식을 가진 어머니로서 당연히 해야 하는 일을 했는데 학교측의 과분한 배려에 크게 감격했고 정말 감사함을 느꼈다”고 말했다.

성광중 관계자는 “재학생들이 이들 모자를 통해 어머니의 사랑과 남을 배려하고 더불어 사는 삶의 자세를 배울 수 있었던 점을 높게 평가해 장한 어머니상과 졸업생 대표로 선정한 것”이라고 말했다. 대구=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재산 기자
jskimkb@kmib.co.kr
김재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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