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병만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은 19일 “(임실 조작 사태로) 너무 자율적으로 하면 부작용도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면서 “일례로 시험을 볼 때 교사들이 서로 다른 학교에 가서 교차 감독을 하도록 한다든지 하는 등의 여러가지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일선 학교에서 채점과 감독을 맡고, 자체적으로 지역 교육청에 보고하는 시스템이 이번 ‘임실 사태’의 주 원인이라는 판단 때문이다.
안 장관은 이어 올해 10월로 예정된 학업성취도 평가 시험 시기를 앞당기는 방안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매년 10월에 실시되고 있는 시험시기에 대해서도 평가 대상 학년인 초등학교 6학년, 중학교 3학년의 경우 10월에 시험을 보고 곧바로 졸업을 하기 때문에 보정교육을 받을 기회가 없어 너무 늦다는 것이다.
안 장관은 다만 시험의 공정성과 관리비용 등의 부담을 들어 전수조사 대신 전체 학생의 5%만 뽑는 표집방식으로 학생들의 학업성취도를 측정하는 방식을 채택해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분명히 반대 의사를 표명했다. 그는 “학생들의 학습수준과 전체적인 성향을 알려면 표집으로도 충분하지만 (학력미달 학생들이 많은) 개별 학교들에 대한 지원을 하려면 전수조사를 할 수 밖에 없다”면서 “올해 당장 학업 성취도가 낮은 학교 1200곳을 특별지원학교로 선정하려고 하는데 전수조사를 하지 않는 한 찾을 수가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일부 교육단체 등에선 안 장관의 해법이 미봉책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은 논평을 내고 “성적처리를 강화한다고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며 교육과정의 파행적 운영과 암기식 문제풀이 수업, 의도적 감독 소홀 및 사전 문제유출 가능성은 얼마든지 남아있다”면서 “성적을 서열화해 공개하는 일제고사를 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도 보도자료를 내고 “철저한 진상조사를 통해 원인을 규명하고 다른 지역에서도 유사 사례가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면서 “성적을 올리기 위한 사전모의고사 실시, 예상문제 배포, 성적이 낮은 학생의 평가 참여 배제 등의 비교육적 행태가 나타나지 않도록 철저히 지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모규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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