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강만수 장관이 신정아 그림을 살렸다?

[단독] 강만수 장관이 신정아 그림을 살렸다?

기사승인 2009-02-24 18:0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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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키 경제]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 취임 하루 전인 지난 9일 재정부 7층 대회의실 벽엔 '유명한' 사진작품 한 점이 걸렸다. 황규태 작가의 '큰일났다, 봄이 왔다'로 변양균 전 청와대 정책실장이 기획예산처 장관 시절 신정아씨로부터 800만원의 예산을 들여 구입한 것이다.

재정부 관계자는 24일 "강만수 전 장관이 이임 직전 회의실 벽에 걸린 역대 장관 사진을 떼어내 장관실로 옮기고 이 작품을 걸도록 지시했다"고 밝혔다.

가로 2m, 세로 1.5m 크기의 벚나무 가지에 여성이 벗은 신과 치마가 차례대로 걸려 있는 것으로 합성한 사진작품인 '큰일났다, 봄이 왔다'는 변 전 실장이 예산처 장관 시절 장관실에 걸어둔 것으로 신씨와의 스캔들의 상징과도 같았다. 공직사회의 치부로 간주되던 이 작품은 지난해 3월 서울 서초동 옛 예산처가 재정부로 합쳐지면서 나무상자에 갇힌 후 과천 지하창고에서 만 11개월간 감금생활을 했다. 강 장관 지시로 풀려난 작품은 매주 위기관리대책회의와 간부회의가 열리는 재정부 7층 대회의실에 자리를 잡았다.

떠나는 강 장관이 공직사회의 치부로 간주되는 미술품을 두고 어쩌지 못하는 재정부를 위해 마지막 선물을 주고 갔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후임 장관에 부담이 될만한 일을 대신 처리해주고 떠났다는 것이다. 재정부 내 신씨와 관련된 미술품은 또 있다. 2005년 옛 예산처가 신씨를 통해 1200만원을 주고 산 '움직이는 고요'(작가 윤영석)다. 홀로그램을 이용해 보는 각도에 따라 농구공이 움직이는 이 작품은 과천 이사 후 여태껏 주인을 찾지 못한 채 7층 비품창고 한 켠에 자리만 차지하고 있다.

재정부 고위 관계자는 "외부인사 접견이 많은 장·차관이나 국장들은 재정부가 관리하는 미술품 가운데 취향에 따라 1∼2개를 골라 걸 수 있도록 돼 있지만 신씨 그림은 다들 꺼리는 분위기"라며 "배국환 전 차관의 경우 신씨 그림을 배제하고 과천현대미술관에서 월 18만원에 미술품을 대여하는 프로그램을 선택했다"고 말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정동권 기자
danchung@kmib.co.kr
정동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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