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농업기술원은 흙과 왕겨가 낮에 열을 흡수했다가 밤에 발산하는 점을 활용, 탄소 배출과 난방비 제로의 ‘무가온(無加溫) 전통 흙집형 비닐하우스’ 개발에 성공했다고 25일 밝혔다.
겨울철 농가 경영비를 획기적으로 줄여줄 이 비닐하우스는 겨울철에도 채소를 길러먹었다는 조선시대 농서 ‘산가요록’과 ‘양화소록’에 나오는 토우(흙집)의 원리에다 현대 비닐하우스의 장점을 접목한 것이다.
실험용 비닐하우스(330㎡)는 앞면은 1m, 뒷면은 3.6m로 경사지게 해 햇볕 받는 면적을 극대화했다. 또 하우스 양옆과 뒷면의 40㎝ 두께의 흙벽이 낮에 실내 온도를 50도까지 높였다가 야간에 열을 발산하게 했다. 또 하우스 내 경작지를 지면보다 30㎝ 낮게 해 보온성을 강화한 것도 특징이다.
연구팀은 지난해 11월부터 재배 실험에 들어간 결과, 기온이 영하 15도까지 떨어져도 난방시설 가동없이 오이 수박 등 중·저온성 작물이 잘 자라는 것을 확인했다. 또 흙벽을 왕겨 등을 섞어 만들고, 비닐 등 덮개로 보온을 한 결과 혹한기임에도 풋고추 멜론 딸기 등 고온성 작물까지 재배가 가능하다는 결과를 얻었다.
무엇보다 기존 비닐하우스는 공기 순환이 안돼 실내에서 작업을 할 때 답답함을 느꼈지만, 이번에 만든 흙집 하우스는 흙과 왕겨, 나무 등의 재료들이 실내를 쾌적하게 만들어줘 작업자의 건강에도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황토에서 발산되는 원적외선은 습도를 조절해주고
병해충 예방 효과도 탁월한 것으로 평가됐다.
강원도농업기술원 연구팀 권순배 박사는 “난방비 부담 해소뿐 아니라 온난화의 주범인 이산화탄소 발생까지 억제하는 자연친화형 농법”이라고 말했다. 춘천=국민일보 쿠키뉴스 변영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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