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정치] “항공장교가 천직인 것 같습니다. 주한미군이지만 내 나라 영공을 지킨다는 자부심이 큽니다.”

지난해 9월부터 경기도 평택에 있는 미 2사단 예하 항공대대에서 아파치 공격헬기 조종사로 근무하고 있는 김창중(39·미국명 매튜 킴) 준위는 한국군 장교 출신이다.

1991년 육군 소위로 임관한 뒤 이듬해 항공장교로 전환해 코브라, 500MD, UH-1H 등 다양한 기종의 헬기를 몰았다. 비행기록은 350여시간. 그러나 민항기 조종사가 되고 싶은 열망을 포기하기 힘들어 97년 8월 대위로 전역한 뒤 곧바로 부인과 함께 미국 유학길에 올랐다.

그는 남부 일리노이주 항공대에 입학했으나 갓 태어난 아들에게 심장병이 발생, 치료를 위해 휴스턴으로 옮겼다. 휴스턴에서 직장 생활과 학업을 병행했지만 아들 치료비 등으로 경제적으로 어려워지자 군입대를 결심했다. 2005년 1월 영주권을 받은 그는 미군에 입대했다. 그때 나이는 35세. “늦은 나이에 병사로부터 시작하는 게 쉬운 일은 아니었지만 내가 가장 잘 할 수 있고 보람있는 일이라고 여겨 결정했습니다”

그는 1년뒤인 2005년 12월 시민권을 취득하자 항공준사관에 지원, 합격했다. 항공장교 임관 연령이 29세로 제한돼 있었지만 한국군 항공장교 출신이라는 점이 감안됐다. 그는 후보생 20%가 탈락할 정도로 어려운 2년간의 아파치 헬기 조종사 과정을 무사히 통과했다. 미군에서 한국계 아파치 헬기 조종사는 김 준위가 네 번째며, 한국군 장교로 전역한 뒤 미군 항공장교로 변신한 경우는 김인열 준위(미 8군사령부 근무)에 이어 두번째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최현수 군사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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