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경제] “금강산 관광사업 때문에….” 현대그룹(회장 현정은)이 금강산 관광사업에 발목이 잡혔다. 현정은 그룹 회장도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다. 고 정주영 명예회장과 남편(고 정몽헌 회장)의 유지를 받들어야 한다는 뜻에는 변함이 없다. 하지만 남북관계가 뒤틀어지면서 사업이 중단됐고, 적자도 쌓여만 가고 있다.
현대아산 직원들의 개성공단 왕래도 차단됐다. 북측이 9일부터 군 통신선을 끊었기 때문이다. 금강산 관광과 개성관광이 중단된 이후 지난달 말까지 매출 손실(추정)은 999억6000만원. 하루 평균 4억여원의 손실이 발생하는 점을 감안하면 현재까지 피해액 규모는 1000억원이 훨씬 넘는다.
현대아산은 이런 손실을 건설부문을 통해 간신히 메우고 있다. 지난해 10월 이후 북한의 사회간접자본시설(SOC)과 국내 관급공사 등에서 854억원어치의 수주를 따냈다. 이달말에는 운영자금 확보를 위해 200억원 유상증자를 시행할 예정이다. 이와함께 임원 연봉 10% 삭감 및 중국동포 직원 500여명 귀향 조치, 본사 직원 순환 재택 근무 등 눈물 겨운 비상경영체제를 진행하고 있다.
문제는 4월 이후다. 조건식 현대아산 사장은 “4월까지 대북 관광이 재개되지 않으면 더 이상 회사가 버틸 여력이 없다”고 호소했다. 게다가 현대아산의 2차 협력업체들도 도산 위기를 맞고 있다. 현대아산 사무실에 전화를 걸면 귀에 익숙한 ‘금강산’ 노래가 흘러나온다. 지난해 7월 금강산 관광객 피습 사망 사건 직후 이 통화 대기음을 없앴다가 조 사장 지시로 최근에 다시 복원했다. 봄철 성수기가 찾아왔지만, 관광 재개는커녕 남북관계는 더욱 꼬이고 있다. 현대로선 답답할 뿐이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지호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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