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촉즉발 해상 충돌’ 미―중 긴장감 팽팽

‘일촉즉발 해상 충돌’ 미―중 긴장감 팽팽

기사승인 2009-03-10 16:37:25
[쿠키 지구촌] 호전되던 미국과 중국의 군사관계가 암초에 부딪혔다.

미 국방부는 9일 중국 선박들이 미국의 해양관측선에 근접해 위협적인 행동을 했다며 중국측에 항의의 뜻을 전달했다고 AP 통신 등이 10일 보도했다. 스트워트 업튼 미 국방부 대변인은 군사용 정보함 1척을 포함한 중국 선박 5척이 전날 남중국해에서 해양관측임무를 수행하고 있던 ‘USNS 임페커블’호에 7.6m까지 접근해 충돌 직전의 긴박한 상황을 연출했다고 밝혔다.

업튼 대변인은 비무장 상태인 관측선에는 민간인 선원들이 승선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한 뒤 “중국 선박의 아마추어적인 행동은 공해의 합법적인 사용자에 대한 안전과 권리를 존중하도록 한 국제법의 요구사항을 위반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번 사건은 버락 오바마 행정부 출범 이후 발생한 미·중간 첫 군사적 대치란 점에서 파장이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시기적으로도 중국이 미국과 차관급 군사교류를 재개하기로 합의한 지 1주일도 안 돼 발생한 것이어서 양국 군사관계 복원에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남중국해는 중국 베트남 필리핀 대만 브루나이 말레이시아 등 6개국에 둘러싸인 바다로, 일부 섬들의 영유권을 놓고 이들 당사국 사이에 무력충돌이 발생하는 등 분쟁이 잇따르고 있는 해역이다. 분쟁 핵심 지역인 스프래틀리(남사) 군도는 석유와 천연가스 등이 매장된 자원의 보고로 알려져 있다.

중국이 미국에 해상위협을 가한 것은 이번 기회에 남중국해 패권이 중국에 있음을 확실히 해두겠다는 의도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분쟁 상대가 설령 미국이더라도 중국의 영토와 자원을 넘본다면 가만있지 않겠다는 경고성 메시지인 셈이다. 미국의 항의에 워싱턴 주재 중국 대사관은 반박성명을 통해 “미 해군 선박이 중국의 특별경제지역에서 불법적인 관측 활동을 벌인 것”이라며 이를 중지할 것을 미국에 요구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한승주 기자
sjhan@kmib.co.kr
한승주 기자
sjhan@kmib.co.kr
한승주 기자
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 추천해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추천기사
많이 본 기사
오피니언
실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