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경제] “추세를 읽으면 불황도 뚫린다.”
통계청은 10일 올해의 10대 ‘블루슈머(Bluesumer)’를 선정해 발표했다. 블루슈머란 경쟁자가 없는 시장인 블루오션과 소비자를 뜻하는 컨슈머를 합친 말이다. 신제품 소비가 위축되면 온라인 중고장터가 뜨고, 줄어든 해외여행 수요만큼 국내여행이 늘어나는 등 불황도 달리보면 새로운 수요의 시작이라는 것이다.
통계청은 올해 최악의 구직난이 예상되면서 이미지 컨설팅과 온라인 취업지원 서비스 시장의 성장세는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취업준비생과 18시간 미만 취업자 중 추가취업 희망자 등을 합친 취업애로계층이 지난해 12월 316만8000명에서 지난 1월 346만명으로 급증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2003년 300억원대이던 인터넷 취업지원 사이트의 매출 규모는 지난해 800억원대로 증가했다.
알뜰쇼핑족도 블루슈머로 선정됐다. 소비심리는 얼어붙었지만 합리적인 소비방법을 제시하면 지갑이 열린다는 판단에서다. 지난해 4분기 승용차 등 내구재와 준내구재 소비가 전년 같은 기간보다 각각 10.3%, 7.7% 줄어든 반면 옥션 중고장터의 거래액 증가폭이 지난해 12월에 전년 대비 600%까지 치솟았다. 온라인 쇼핑몰 11번가의
유아침대 대여 서비스도 매달 10% 이상씩 매출이 증가하는 등 대여업도 불황속 유망사업으로 꼽혔다.
알뜰쇼핑족을 잡기 위한 공연장 조조할인도 확대돼 서울 예술의 전당의 오전 11시 콘서트 이후 연극공연장에서도 11시 공연이 생겨났다.
통계청이 장래인구추계를 통해 올해 342만 가구를 넘어 2030년에는 471만 가구에 달할 것으로 전망한 1인 가구도 대표적인 블루슈머다. 미니 식탁과 1인용 가구, 애견용 자동 급식기 등의 판매도 꾸준히 늘고 있다는 설명이다. 대형할인점인 이마트에서는 개별 포장용기에 생선회 6∼7조각을 담은 1인용 생선회까지 등장했다.
경기침체와 고환율로 여행수요도 국내로 몰리고 있다. 인터넷 쇼핑몰 G마켓이 국내 여행상품 거래건수를 조사한 결과 지난해 하반기거래 수는 상반기보다 81.3%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예쁜 남자’ 열풍과 함께 남성화장품 시장도 급성장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화장품 전문점 판매액 기준으로 2006년 4500억원이던 남성 화장품 매출이 지난해 6000억원대로 커진 것으로 분석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정동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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