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경제] 최근 10년 사이 국내 복숭아 주산지가 경북에서 충북 강원으로 이동하고, 동해의 대표어종이 한류성 명태에서 난류성 오징어로 바뀐 것으로 나타났다. 지구 온난화가 한반도 농어업 환경을 바꾸고 있는 것이다.
통계청은 24일 ‘지구온난화에 따른 농어업생산 변화’ 보고서를 통해 지구온난화로 지난 38년간 한반도 연근해 평균 수온이 0.9℃ 상승하면서 3만t에 육박하던 명태 생산량이 1000t 이하로 급감했다고 밝혔다.
통계청 관계자는 “명태 생산량은 1000t 단위로 체크를 하는데 2001년부터 2008년까지 7년간 제로 상태를 보이고 있다”며 “2007년 35t 정도가 비공식 집계로 잡혔고 2008년에는 아예 이마저도 잡히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겨울철 동해 연안에서 알을 낳던 한류어종인 도루묵 어획량도 수온상승에다 산란기 때의 무분별한 어획까지 겹쳐 1970년대 연간 2만여t에서 최근 3000t 이하로 줄었다. 반면 난류성 어종인 오징어는 1998년 16만3000t에서 지난해 18만6000t으로 늘었다.
여름은 길어지고 겨울은 짧아지는 등 한반도 기후특성이 온대성에서 아열대성으로 바뀌면서 농산물 대표산지도 이동하고 있다. 온대 과일인 사과의 재배면적은 점점 줄어 1996년 4만3650ha에서 2007년 2만9204ha로 급감했다.
반면 복숭아는 재배면적이 늘고 주산지도 경북에서 충북 강원 등지로 북상중이다. 혹한이 사라지고 땅의 온도가 높아지면서 동해(凍害) 발생지역이 줄었기 때문이다. 아열대 과일인 감귤 재배지도 제주도에서 전남 경남 등으로 확대됐다.
통계청 관계자는 “지구 온난화로 과거 100년간 1.5℃ 상승했지만 2010년까지 추가로 1.2℃가 오를 전망”이라며 “국가 차원에서 재배적지, 한계지, 생산량 변화를 모니터링하며 농어업생산 재배치 지도를 구축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정동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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