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광주시교육청에 따르면 2007년 4월 사립 외국어고 설립 공모를 통해 사업주체로 선정된 호반건설 계열의 학교법인 태성학원이 최근 학교 설립을 포기하겠다는 취하서를 제출했다. 태성학원은 학교설립에 필수적인 교육과학기술부의 최종 승인이 그동안 나오지 않은데다 경기침체 여파로 재정지출에 대한 부담이 커지게 되자 호반건설과 논의 끝에 포기를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시교육청이 21세기 인재양성을 위해 내년 3월 개교를 목표로 의욕적으로 추진해온 외국어고 설립이 백지하될 가능성이 커졌고, 이럴 경우 현재 16개 시·도 가운데 광주만 외국어고가 없는 광역단체가 된다.
시교육청은 태성학원의 포기 의사로 4월중 재공모를 실시하고 여의치 않을 때는 공립으로 외국어고를 설립한다는 방침이지만 성사여부는 불투명하다. 200억∼300억원대의 초기투자비와 연간 운영비, 인건비 등 침체된 경제상황을 감안할 때 막대한 재정적 부담을 감수하고 공모에 응할 사업자가 있을지 장담할 수 없다.
광주와 비슷한 시기에 외국어고 설립사업에 나선 강원도와 울산 지역은 개교절차가 순조롭게 진행돼 내년 3월 개교하게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시교육청 교육행정지원과 관계자는 “태성학원의 포기로 학교설립이 원점으로 돌아갔지만 광주지역만 외국어고가 없어서야 되겠느냐”며 “재공모에 응하는 사업자가 없을 경우 인재육성 차원에서 공립으로라도 외국어고를 세워 교육도시의 명예를 지킬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광주=국민일보 쿠키뉴스 장선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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