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 농구] “이제는 삼성 ‘레더스’ 아냐”

[프로 농구] “이제는 삼성 ‘레더스’ 아냐”

기사승인 2009-03-27 22:08:01
[쿠키 스포츠] 단기전에서 승부는 주로 ‘실책과 약점’에서 갈린다. 27일 서울 잠실학생체육관에서 벌어진 서울 삼성과 창원 LG의 2008∼2009프로농구 플레이오프 1차전도 단기전 승부의 법칙에서 예외가 아니었다. 약점을 잘 보완하고 경기에 나선 삼성이 서전을 90대 82로 승리했다.

정규리그 내내 지적된 삼성의 약점은 용병 테렌스 레더에 집중된 단순한 득점루트. 심지어 ‘삼성 레더스’라는 별칭이 붙을 정도였다. 삼성은 정규리그 2승4패로 LG에 열세였고 그때마다 레더는 LG의 아이반 존슨과 브랜든 크럼프에게 막히며 고전했다. 안준호 감독도 항상“레더에 이어 이규섭도 터져야 이길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날 삼성은 레더만의 팀이 아니었다. 이규섭이 경기 내내 폭발했고, 이상민도, 이정석도 이날 두 자리수 득점을 올렸다. 삼성이 레더 외에 선수들이 두 자리수 득점을 기록하는 일은 드물었다. 특히 이규섭은 자신의 올시즌 경기당 평균득점(12.17)을 훨씬 상회하는 23점을 기록하면서 팀 승리를 견인했다. 3점슛은 5개 던져서 3개, 2점슛은 5개 던져서 5개 모두 성공하는 고감도 슈팅 감각을 자랑했다.

백전노장 이상민도 득점루트 중 하나였다. 3점슛 4개를 던져서 3개를 꽂아넣고 13점을 기록하며 관중을 열광시켰다. LG가 따라오려고 할 때마다 터지는 영양가 만점의 득점이었다.

반면 LG는 이날 이규섭-레더 콤비의 득점을 막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실책도 남발하면서 자멸했다. 이날 LG는 턴오버를 무려 20개나 범했다. 삼성의 딱 두배. 승리 공식이었던 삼성 용병 애런 헤인즈를 골밑에서 파고들어 득점하는 방식도 위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승장인 삼성 안준호 감독은 “LG가 높이에서 앞섰지만 이 부분이 오늘 위력을 발휘하지 못했고, 특히 이상민이 후반에 경기 조율을 잘해 상대보다 실책을 적게 할 수 있어 이겼다”라고 승리 요인을 분석했다.

이날 삼성 승리의 1등 공신인 이규섭은 “(정규 리그가 끝나고) 왜 그동안 안됐나 생각을 많이했는데 좀 게을렀던 것 같다”라며 “내·외각에서 열심히 뛰어다녀 좋은 결과가 있었다”고 소감을 말했다.

LG 강을준 감독은 “선수들이 큰 경기이기 때문에 의욕이 앞섰고 그것이 조급증으로 이어졌다”라며 “턴오버를 20개나 범하고 이길 수는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또한 “이규섭과 이상민 등 레더 외 다른 득점원도 봉쇄하는 데 실패했다”며 패배를 인정했다.

양팀은 29일 오후 3시에 서울 잠실실내체육관에서 다시 만난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이도경 기자
yid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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