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연차, 盧 전 대통령에 50억원 전달?…사실이면 정치권에 엄청난 파장

박연차, 盧 전 대통령에 50억원 전달?…사실이면 정치권에 엄청난 파장

기사승인 2009-03-30 23:32:01


[쿠키 사회]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이 해외에서 조성한 비자금 가운데 50억원이 노무현 전 대통령측에 전달됐다는 의혹이 계속 증폭되고 있다. 박 회장이 자신이 세운 홍콩법인 APC를 통해 지난해 2월 노 전 대통령 퇴임 시기를 전후해 500만달러(당시 환율 기준 약 50억원)를 노 전 대통령측에 전달했다는 게 의혹의 핵심이다.

박 회장의 정관계 로비에 집중됐던 이번 수사의 최종 기착지는 박 회장의 APC 계좌 자금의 사용처 규명에 달려 있다는 게 검찰 안팎의 지배적인 분위기다.

대검찰청 중앙수사부는 APC가 있는 홍콩 당국에 사법공조를 요청, APC 계좌의 의심스런 자금 흐름을 추적 중이다. 검찰은 박 회장의 50억원이 노 전 대통령측과 연결됐을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이 돈은 노 전 대통령이 퇴임 직후 차용증을 써 주고 박 회장으로부터 빌린 15억원과는 별개의 돈이다.

APC에서 나온 50억원이 노 전 대통령 친형 건평씨의 사위이자 노 전 대통령의 조카사위인 연모씨에게 전달됐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지난해 초 투자컨설팅 회사를 설립한 연씨에게 박 회장 돈이 투자금 명목으로 건네졌다는 것이다. 연씨는 박 회장이 만든 소프트웨어업체의 이사로도 재직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노 전 대통령은 박 회장 돈이 연씨에게 건네진 사실을 최근에야 알게 됐다는 얘기도 나온다. 이 50억원이 지난해 2월 당시 미국 유학 중이던 노 전 대통령의 아들 건호씨에게 학비 명목으로 전달된 것 아니냐는 의혹도 불거졌다.

APC는 박 회장이 비자금 조성을 위해 2002년 재미교포 조모씨 명의로 세운 태광실업의 페이퍼컴퍼니다. APC 계좌가 주목받는 이유는 예치금액이 거액(6746만달러)인 데다 일부가 이미 로비에 사용됐기 때문이다. 박 회장이 정대근 전 농협중앙회장측에 건넨 250만달러도 이곳에서 나왔다.

검찰이 계좌 추적을 통해 박 회장 돈 50억원이 실제로 노 전 대통령측에 건너간 것을 확인하면 이번 수사는 정치권에 엄청난 파장을 불러올 수 밖에 없다. 경우에 따라 노 전 대통령이 수사 대상이 될 수 있다. 돈의 성격, 대가성 여부, 노 전 대통령이 알고 있었는지 등이 밝혀져야 하지만 참여정부의 도덕성에는 치명타가 될 전망이다. 이에 대해 경남 김해 봉하마을의 김경수 보좌관은 30일 "전혀 사실이 아니다"고 밝혔으나 직접 취재에 응하지 않았다.

검찰도 철저히 함구하면서 원칙론만 밝히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APC 계좌 관련 자료를 아직 받지 못했고, 받아서 확인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전직 대통령과 관련됐을 수 있는 만큼 어느 수사보다 신중한 언행을 보이는 것이다. 결국 의혹이 명확한 사실로 밝혀질지는 검찰이 APC 관련자료를 입수하는 4월 초·중순에 드러날 전망이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남혁상 기자
hsnam@kmib.co.kr
남혁상 기자
hsnam@kmib.co.kr
남혁상 기자
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 추천해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추천기사
많이 본 기사
오피니언
실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