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열세팀들의 반격… 플레이오프 열기 ‘후끈’

[프로농구] 열세팀들의 반격… 플레이오프 열기 ‘후끈’

기사승인 2009-04-01 17:27:01
[쿠키 스포츠] 지난달 31일, 창원 LG와 서울 삼성의 프로농구 6강 플레이오프 3차전을 20분 앞둔 창원 실내체육관의 홈팀 라커룸. 강을준 LG 감독은 마지막이 될지도 모를 이날 경기에 대해 “오늘 패하면 끝이므로 4차전은 생각해보지도 않았다”면서 비장한 모습이었다. LG는 잠실에서 27, 29일 벌어진 1, 2차전에서 연패를 당해 5전 3선승제로 펼쳐지는 플레이오프에서 탈락 위기에 놓였다. 강 감독의 절박함은 이례적으로 기자들 앞에서 LG 고참급 선수들을 강하게 질타하는 모습에서 잘 드러났다. 잠실에서 이상민, 이규섭 등 삼성의 노련한 선수들의 심리전에 말려 패하는 동안 제 역할을 못했다고 판단한 것이다.

강 감독을 필두로 이날 LG 선수들의 눈빛에는 독기가 가득했다. 선수들이 코트에 나뒹구는 혈투를 벌였다. 경기는 양팀이 상대 주 득점원에 대한 반칙 작전을 감행하면서 자유투가 쏟아졌다. LG는 이 경기에서 자유투를 무려 19개나 놓치며 끌려갔지만 연장까지 삼성을 집요하게 물고 늘어져 결국 85대 81로 역전승했다. 이날 창원 실내체육관 분위기는 챔피언 결정전을 방불케 했다.

지난 27일 시작된 프로농구 6강 플레이오프가 열세에 놓였던 팀들이 일제히 반격을 시작하면서 점점 뜨거워지고 있다. LG가 삼성에 반격을 가한 전날인 30일에는 인천 전자랜드가 적지에서 전주 KCC에 기적적인 4쿼터 역전승을 거뒀다. 28일 벌어진 1차전에서 109대 81로 대패했던 전자랜드는 이 날도 3쿼터까지 KCC의 하승진과 마이카 브랜드가 버틴 골밑과 추승균, 임재현의 외곽포로 68-56으로 뒤지며 패색이 짙었다. 하지만 전자랜드는 4쿼터에 연속 14득점을 쓸어담으며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이처럼 매 경기 결승전과 같은 치열한 접전이 이루어지고 있는 것은 한번 밀리면 바로 기회가 없어지는 토너먼트의 특성 때문이기도 하지만 유례없는 전력 평준화가 가장 큰 이유다. 6강 플레이오프에 오른 6개 팀이 정규리그 마지막 날에서야 결정될 만큼 올 시즌 순위 경쟁은 치열했다. 6강에서 탈락한 KT&G는 현재 플레이오프를 진행 중인 LG와 전자랜드와 승률도 같고 상대 전적도 같지만 골득실에서 뒤져 탈락했고, 3위 KCC부터 7위 KT&G까지 불과 2게임 차에 불과할 만큼 전력이 균등했다.

단기전에서는 집중력이 승부를 가르고, 전력이 균등하면 더더욱 그렇다. 상대 약점을 집요하게 파고드는 집중력이 승부에 결정적인 만큼 남은 경기에서 코트 위 혈투는 불가피해 보인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이도경 기자
yido@kmib.co.kr
이도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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