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정부 인사들이 잇달아 검찰 수사망에 걸려들자 친노인사들에 의한 비판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친형인 노건평씨와 최측근인 이광재 의원이 구속된데 이어 31일에는 조카사위에게 박연차 태광 회장의 돈 500만달러가 전달된 것이 확인되자 노 전 대통령을 지지하던 사람들까지도 “그렇게 깨끗하다더니 이 정도 밖에 안되냐”는 개탄이 흘러나오고 있다.
노 전 대통령의 공식 홈페이지인 ‘사람사는 세상’에는 대다수 노 전 대통령을 옹호하는 분위기 속에서도 이번 사태에 대한 비판의 글들이 올라오고 있다.
ID ‘그니와’는 “ ‘노건평씨의 일이고, 조카사위의 일일뿐’이라고 스스로 자위해보기도 하지만 어디다 대놓고 말하기엔 옹색하기 그지없다”며 실망감을 나타냈다.
‘섬강청송’은 “그토록 말씀하시던 ‘깜도 안되는 소설’이라던 항변을 무력화시키는 현실에 대다수 국민들이 심한 배반감을 느끼고 있다”며 노 전 대통령의 직접해명을 촉구하기도 했다.
친노(친노무현)그룹 인사들도 참담해하긴 마찬가지. 참여정부 시절 청와대 비서관을 지낸 한 인사는 “이번 사건으로 참여정부 5년의 성과가 모두 날아간 것 아니냐”며 “지금 우리가 받는 충격은 어마어마하다. 이젠 아무 희망도 없다”고 탄식했다.
그러면서도 이들 친노인사들은 노 전 대통령과의 관계를 ‘운명’이라고 표현한 박연차 회장과의 ‘거리두기’를 하려는 기색도 역력하다. 노 전 대통령의 측근은 31일 조카사위 연모씨의 500만달러 전달 사실이 드러나자, 노 전 대통령과는 무관하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박 회장은 노건평씨와 친하지만, 노 전 대통령과는 가는 길이 다른 사람”이라고 말했다.
PK지역 한 친노인사도 “(노 전 대통령의 또 다른 후원자인)강금원 회장이 ‘동지적’ 관계였다면, 박 회장은 살아온 방식이 전혀 달라 다소 ‘기피인물’에 가까웠다”며 “박 회장은 섭섭해할 지 모르지만, ‘가는 길이 달랐다’는 건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라고 말했다. 김해=국민일보 쿠키뉴스 이영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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