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과 아소 다로 일본 총리의 1일(현지시간) 영국 런던 정상회담의 초점은 북한 미사일 공동 대응에 맞춰졌다. ‘공조’라는 표현이 유독 강조됐다. 이 대통령은 또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이 주최하는 리셉션에서 첫 만남을 가졌다.
◇한·일 정상,국제 공조 확인=양국 정상회담은 당초 예정된 30분보다 10분 정도 길어졌다.
이 대통령은 회담 장소에서 기다리고 있다가 도착하는 아소 총리를 반갑게 껴안았다. 이 대통령은 “아주 반가운 분을 만났다”고 했고, 아소 총리는 “둘 다 비즈니스맨 출신이기 때문에 사고방식이 비슷하고 말을 많이 안 해도 통해서 좋다”고 화답했다. 아소 총리는 대한항공기 폭파범인 김현희씨와 일본인 납치 피해자로 김씨에게 일본어를 가르쳤던 다구치 야에코씨 가족간의 최근 만남에 대해 사의를 표하기도 했다.
양국 정상은 회담에서 한목소리로 북한 미사일에 대한 강력한 대응 의지를 천명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와 6자회담 차원의 대응에 초점을 맞췄다. 국제사회의 공감대를 형성해 북한을 압박해 나가겠다는 의미다.
이 대통령은 또 북한 미사일이 일본 상공을 지나는 만큼 자국민 안전을 위해 요격할 수 있다는 일본의 방침을 이해한다는 뜻을 전달했다. 북한 미사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일본과의 공조가 절실하다는 현실적 판단이 작용했다. 양국간 이견이 있는 것처럼 비치는 것이 국제공조를 위해서도 이롭지 않다는 것이다.
양국 정상은 또 북한의 미사일 발사 이후 대응에 대해서는 북한과 관련된 수출입 통제와 대북지원 중단 등 비군사적 조치가 포함된 경제 제재를 주로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6자회담을 통한 북한 비핵화 방침도 재확인했다. 그러나 양국의 영원한 숙제인 독도 영유권 문제나 과거사 문제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통령은 이어 케빈 러드 호주 총리와의 정상회담에서도 북한의 미사일 발사가 동북아의 평화와 안정에 대한 위협이라는 데 의견을 같이하고, 미사일 발사시 국제사회의 단합된 대응을 위해 협력해 나가기로 했다.
◇이명박-오바마 정상만찬 옆자리 앉아=이 대통령은 2일 정상회담에 앞서 오바마 대통령과 두 차례 만났다. 이 대통령은 특히 영국 여왕 주최 리셉션에 이어 고든 브라운 영국 총리 주최로 열린 정상 만찬에서 오바마 대통령 옆자리에 앉았다. 정상회담에 앞서 자연스럽게 양국간 현안 등을 논의하는 자리가 됐다.
앞서 이 대통령은 31일 미국 최대 경제 케이블 채널인 CNBC와의 인터뷰에서 오바마 대통령의 금융위기 대처 방안과 관련해선 “다른 선택은 없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할 수 있는 모든 정책을 내놓고 있다고 본다”며 “세계경제 회복과 직결되기 때문에 오바마 대통령의 정책은 반드시 성공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런던=김영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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