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정치]
북한은 5일 오전 11시30분15초 로켓 발사 버튼을 눌렀다(북한은 오전 11시20분 발사 주장). 북한이 함경북도 화대군 무수단리 미사일 발사장의 발사대에 로켓을 장착한 지 12일 만이다. 앞서 오전 10시15분쯤 무수단리 발사장에는 승용차의 빈번한 움직임이 포착됐다. 이어 32분쯤 로켓의 상단 부분 덮개가 벗겨지고 로켓을 탐지·추적하는 레이더파가 지속적으로 포착되기 시작했다.
무수단리 발사대를 떠난 장거리 로켓은 7분쯤 뒤 일본 아키타현 서쪽 280㎞ 지점 동해상에 연료를 소진한 1단계 로켓을 떨어뜨린 뒤 일본 열도를 넘어 태평양 상공으로 날아갔다. 일본 정부는 2단계 엔진이 오전 11시43분 일본에서 동쪽으로 1270㎞ 떨어진 태평양상에 낙하됐다고 밝혔다. 따라서 로켓 발사장에서부터 2차 추진체가 날아간 거리는 2270㎞ 정도인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3단계 로켓의 대기권 진입 여부를 놓고는 한동안 혼선이 빚어졌다.
유명환 외교통상부 장관은 오후 "북한이 인공위성을 쏜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위성발사가 성공했는지 여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여지를 남겼다. 장거리 발사체의 궤적은 1시간내 파악가능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가장 정확한 정보를 갖고 있는 미국 정부의 공식 발표는 나오지 않았다.
결국 오후 긴급소집된 국회 국방위원회에서 이상희 국방부 장관은 "위성이 궤도에 진입하지 못했다"고 확인했다. 이 장관은 당초 오후 5시부터 진행된 회의에서 발사 성공 여부에 대해 말을 아끼다가 오후 7시 10분을 넘겨 "실패했다"고 확인했다. 이는 우리 정부가 미리 실패 가능성을 알고서도 미국과의 최종 조율 과정 때문에 공개를 늦췄을 것이란 분석이 제기됐다.
이어 밤 8시 45분쯤 정부 당국자는 "2,3단계 추진체가 함께 떨어져 궤도에 진입한 물체는 없다"고 재차 밝혔다. 북한의 위성발사가 실패로 끝났음을 재확인한 셈이다. 하지만 3단계 추진체에 이상이 생겼는지, 아니면 다른 이유로 위성이 궤도 진입에 실패했는지 분명히 밝히지 않았다. 당초 북한이 밝힌 위성발사는 실패했지만, 북한의 대륙간 탄도미사일(ICBM) 기술 확보 여부를 둘러싼 논란의 소지를 남긴 것이다.
어쨌든 북한의 장거리 로켓 발사 및 성공 여부를 두고 2개월여 동안 진행됐던 긴박한 상황은 사실상 '발사 실패'로 일단락됐다.
북한의 장거리 로켓 발사 움직임이 알려진 것은 2월3일이었다. 일본 산케이 신문이 발사 움직임이 포착된 사실을 처음 보도했다. 그러나 미 정보당국은 이보다 이른 지난 1월 중순쯤 평양 이남의 한 군수공장에서 원통형 물체를 실은 열차가 빠져나온 것을 포착했다. 북한은 이후 일본의 로켓 요격 방침에 대해 "위성에 대한 요격행동으로 넘어간다면 보복타격전을 가하겠다"고 주장했다.
북한은 이어 12일 국제기구에 인공위성발사 시간과 1, 2차 추진체 탄착 지점을 알리는 등 '인공위성 발사' 수순을 밟았다. 3월24일 로켓의 발사대 장착이 확인됐고, 4월1일쯤 연료주입이 시작된 지 4일 만에 로켓을 발사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최현수 군사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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