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동부 표명일,병주고 약주고

[프로농구] 동부 표명일,병주고 약주고

기사승인 2009-04-08 22:29:01
[쿠키 스포츠] 원주 동부의 가드 표명일은 죽을 맛이었다. 4쿼터까지 3점슛 8개 던져 단 1개만 성공했기 때문이다. 특히 4쿼터에 던진 3점슛 4개는 모두 빗나가면서 상대에게 추격의 빌미를 제공했다. 동부 전창진 감독에게 “이제 그만 쏘지”라는 말까지 들었다. 하지만 표명일은 연장전에도 3점슛을 던졌다. 경기 종료 2분36초 전, 81-80으로 1점 앞선 상황에서 표명일의 고집스러운 3점슛은 드디어 림에 꽂혔다. 1분 뒤에도 표명일이 3점 라인 밖에서 던진 공은 림으로 빨려들었고 87-81이 됐다. 거기서 승부는 갈렸다.

동부가 8일 원주 치악체육관에서 벌어진 2008∼2009프로농구 4강 플레이오프(5전 3선승제) 1차전에서 연장 접전 끝에 전주 KCC를 93대 84로 물리치고 기선을 잡았다.

1쿼터는 동부의 슛감각이 말이 아니었다. 게다가 골밑을 하승진(2m21)과 마이카 브랜드(2m7)에게 내주며 7점차로 끌려갔다. 하지만 1분 여를 남겨놓고 강대협이 3점포 3개를 연이어 꽂아 넣어 점수차를 좁혀 22-23으로 끝내며 한숨 돌렸다. 2쿼터 들어 동부는 정규리그 2위 저력이 되살아난 듯 순식간에 경기를 뒤집었다. 시작과 동시에 터진 크리스 다니엘스의 3점포 2개와 이광재의 돌파에 이은 골밑 득점으로 30-27로 역전했다. 골밑에서도 다니엘스가 리바운드를 5개나 쓸어담았다. 하지만 KCC도 2쿼터에만 10점을 몰아넣은 추승균을 앞세워 추격에 나섰다. 추승균은 2점슛 6개를 던져 무려 5개나 성공시켰다. 이후 경기는 1∼2점차 박빙의 승부가 이어졌다.

3쿼터 중반까지 살얼음판 경기를 이어가던 양팀의 균형은 하승진이 파울 4개가 되면서 기울기 시작했다. 하승진은 3쿼터를 4분41초 남겨놓고 파울 4개로 코트 밖으로 밀려났다. 하승진이 없는 골밑은 동부의 크리스 다니엘스 몫이었고, 외곽에서는 강대협이 3점슛 2개를 꽂으며 달아났다.

마지막 4쿼터는 70-64로 동부가 앞선 채 시작했다. KCC는 동부를 4쿼터 시작 3분여 동안 묶어놓고 추승균의 미들슛을 시작으로 하승진이 덩크슛 2개를 묶어 70-70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4쿼터 들어 동부는 극도로 저조한 득점력으로 후반까지 단 2점에 그쳤다. 특히 표명일이 연속으로 3점슛 기회를 놓쳐 공격권을 넘긴 것이 컸다. 동부 화이트의 4쿼터 막판 터진 3점슛이 아니었으면 연장전도 불가능했다. 연장전은 4쿼터에 추격의 빌미를 제공했던 표명일이 해결사로 나섰다. 연장전 막판에 터진 표명일의 3점포로 승부는 동부로 기울었다.

이날 김주성은 발목이 완전치 못했지만 하승진을 막는 특명을 잘 수행했다. 또 16득점 9리바운드로 승리의 밀알이 됐다. 강대협도 고비마다 던진 3점슛 7개 중 5개가 성공해 KCC 허재 감독의 경계 대상 1호로 떠올랐다. 양팀은 오는 10일 같은 장소에서 2차전을 벌인다. 원주=국민일보 쿠키뉴스 이도경 기자
yid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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