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사회] 김양(56) 국가보훈처장은 12일 “식민지 해방사에서 정부조직으로서 27년이 넘게 해방운동을 전개한 예는 대한민국임시정부가 세계 역사상 유일하다” 며 “임정은 나라를 잃은 지 9년만에 세운 정부로 군주국가가 아닌 국민이 주인이고 의회를 중심으로 하는 우리 역사상 최초의 민주공화제 정부라는 점에서 의의가 크다”고 말했다.
13일은 임정 수립 90주년이 되는 날이다. 보훈처는 이날 서울과 중국 충칭, 상하이,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기념식을 갖는 등 다양한 행사를 연다. 김 처장은 다채로운 임정 90주년 행사를 기획하고 이의 차질없는 실행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그는 “독립운동와 대한민국 탄생을 되돌아보는 소중한 시간이 됐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김구 선생의 손자인 김 처장은 임시정부가 좌우 독립운동세력을 하나로 통합하기 위해 끈질긴 노력을 기울인 점도 높이 평가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임정이 중국 충칭에서 독립운동계의 대통합을 달성한 것은 민족통일을 염원하고 있는 오늘날 우리에게 귀중한 교훈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인도의 네루도 아시아 식민지 국가 가운데 열강들에게 독립을 보장받은 유일한 나라가 한국이라며 부러워했다”면서 “임정의 활동은 한국사뿐 아니라 세계사적인 차원에서도 기념할 만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처장은 “임정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이 그다지 높지 않은 것이 안타깝다”면서 “오늘의 대한민국을 있게 한 애국선열들의 뜻을 잊지 않고 계승하는 것이 우리의 책무”라고 역설했다. 그는 보훈처장 부임전 2년6개월간 상하이 총영사로 일했다. 당시 그는 보훈처와 독립기념관의 지원을 받아 중국 가흥시에 있는 김구 선생의 피난처 2곳과 임정 요인 거주지, 항주 임시정부 청사 등의 원형을 복원해 전시관으로 개관하는 성과를 올렸다.
김 처장은 최근 중국에서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는 도시재개발로 사라지거나 원형이 훼손되고 있는 임정 사적지들이 적지 않은 데 대해 안타까운 심경을 밝혔다. 그는 “충칭 임정 청사 주변지역에 대해서는 중국정부에 보존토록 지속적으로 요청하고 있고 복원에 대비, 정밀실측을 실시해 도면을 보관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처장은 “세계 최강국 미국에서 보듯 강한 국가일수록 강한 보훈정책이 있다”며 “국가보훈은 한 나라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이어가는 토대”라고 강조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최현수 군사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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