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경제] 지난달 새 일자리가 20만개 가까이 사라지면서 ‘실업 100만 시대’ 진입을 눈앞에 두고 있다. 외환위기 이후 10년 만에 닥친 최악의 고용상황에 정부도 추가경정예산을 통한 방어를 서두르고 있지만 적어도 상반기까지 고용악화는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취업자,환란후 최대 감소
통계청은 지난달 취업자수가 2311만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9만5000명(0.8%)이 줄었다고 15일 밝혔다. 취업자수가 이처럼 크게 내려앉은 것은 외환위기 여파가 극에 달했던 1999년 3월(-39만개) 이후 처음이다. 경기침체로 인한 고용 감소가 본격화되고 있다는 뜻이다.
취업자수는 지난해 12월 1만2000명 줄면서 감소세로 돌아선데 이어 올들어 1월 -10만3000명, 2월 -14만2000명으로 감소폭을 키웠다.
취업자수가 크게 줄면서 지난달 실업률도 4.0%로 2006년 2월(4.1%) 이후 3년 1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특히 청년 실업률은 8.8%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1.2% 포인트나 상승했다.
통계청 관계자는 “통상 2, 3월은 계절적인 요인으로 2월 실업률이 가장 높았다가 3월에 줄어드는 추세였는데 올해에는 계절적 요인을 상쇄하는 경기적 요인이 컸다“고 설명했다.
구직단념 9년래 최고…상반기 고비
고용지표는 산업활동 등에 비해 먼저 발표되지만 경기 흐름을 뒤늦게 반영하는 후행지표다. 최근 광공업생산 등에서 실물부문의 급락세가 둔화되는 등 희망적인 신호가 감지되고 있지만 슈퍼추경으로 고용 28만명 창출을 자신한 기획재정부조차 상반기 고용시장 반등을 자신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실제로 100만명에 육박하고 있는 공식 실업자외에 비공식 실업자수는 이미 350만명에 육박하고 있다.
지난달 비경제활동인구 1587만5000명 가운데 학교를 다니거나 나이가 많고 병이 들어 직장을 다니지 못하는 사람, 집안 일을 하는 사람을 제외한 취업준비생(59만7000명), 구직단념자(17만1000명), 이도 저도 못하고 그냥 쉬고 있다고 응답한 자(152만9000명), 1주일에 18시간 미만의 불완전한 일을 하면서 추가 취업을 희망하는 자(18만9000명)와 공식실업자를 합친 ‘사실상 실업자’는 343만8000명에 달한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정동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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