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 안죽었다” 녹색 다이아몬드 달구는 불혹의 전사들

“형 안죽었다” 녹색 다이아몬드 달구는 불혹의 전사들

기사승인 2009-04-16 16:58:01
[쿠키 스포츠] 맏형들의 농익은 플레이가 프로야구를 한층 풍부하게 하고 있다. 개인 통산 3000이닝을 달성한 송진우(43·한화)를 비롯해 340개로 역대 가장 많은 홈런포를 쏘아올린 양준혁(40·삼성), 바람의 아들 이종범(39·KIA) 등은 존재 자체가 볼거리다.

◇“형 아직 안 죽었다”= LG 노장 최동수(38)도 연일 불방망이로 노익장을 과시하고 있다. 프로 15년차인 최동수는 지난 시즌 용병 로베르토 페타지니와 신인들에 밀렸다. 하지만 지난 14, 15일 지난해 우승팀 SK를 상대로 이틀 연속 투런 홈런포를 작렬, 화려하게 복귀하면서 15살 어린 신예 박병호와 흥미로운 주전 경쟁을 예고했다.

최동수보다 한 살 많은 SK 안경현도 8경기에 나와 0.286의 준수한 타격과 노련한 수비로 건재를 과시했다. 특히 지난 8, 9일 KIA 전에 2루수로 출격, 위기의 순간에 병살타를 잡아내는 등 안정적인 수비와 7타수 2안타 1사사구 1득점으로 알짜 방망이를 휘둘렀다.

안경현과 동갑내기 이종범도 10경기 모두 출장해 41타수 10안타 2루타 1개 도루 1개로 만만치 않은 기량을 보여주고 있다. 왕년의 도루왕 전준호(40·히어로즈)도 4경기에 출장해 3타수 2안타 1득점 1도루를 기록했다. 도루하다가 손가락뼈가 부러지는 투혼을 발휘하기도 했다.

◇숫자보다 전력이고 싶다= 보통 노장들의 역할은 젊은 선수들의 패기가 실수없이 팀의 전력에 녹아들도록 균형을 잡아주는 것이라고 한다. 하지만 프로 20년차 송진우는 그 역할을 넘어선다. 그가 기록한 3000이닝은 20년 동안 매년 150이닝을 소화해야 하는 대기록이고, 탈삼진(2047개), 승리(210승) 등이 팀의 실질적 전력이라는 점이다. 팀의 정신적 지주일 뿐만 아니라 무게감 있는 좌완투수로 한화 마운드의 안정감있는 허리 역할을 하고 있다.

양준혁도 마찬가지. 발목 부상의 후유증으로 타격감이 떨어져 21타수 5안타로 2할 초반대 타율이지만 지난 14일 한화전 홈런과 도루를 기점으로 조금씩 타격감을 찾는 모습이다.

이들 불혹의 전사들은 화려한 조명을 오래전에 월드베이스볼클래식 영웅과 영건들에게 넘겼다. 하지만 여전히 뜨거운 눈빛으로 녹색 다이아몬드를 응시하고 있다. 2009년 프로야구가 흥미로운 또 다른 이유가 아닐 수 없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이도경 기자
yid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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