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정치]
5월 접어들어 정치권 지형이 급변할 수 있다는 관측이 정가에서 회자되고 있다. 하루 앞으로 다가온 4·29 재·보선은 국회의원 지역구 5곳에 불과한 미니 선거지만 결과에 따라 여야 어느 쪽이든 내전 상태로 몰고 갈 가능성이 있다. 한나라당은 박근혜 전 대표의 잠행 속에 수도권과 영남권 사수라는 두마리 토끼를 쫓고 있고, 민주당은 정세균·정동영 내분 속에 수도권 확보에 올인한 상태다.
재·보선 다음날인 30일에는 노무현 전 대통령이 검찰에 소환된다. 14년만의 전직 대통령 검찰 소환이 정치권에 어떤 영향을 미칠 지는 예단하기 힘들다. 특히 노 전 대통령 수사가 마무리되면, 검찰의 칼끝이 친여 인사들에게도 겨눠질 공산이 크다.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으로부터 돈을 받은 것으로 알려진 국회의원 등에 대한 수사도 남아있다.
청와대를 비롯한 여권 내부에서는 촛불 시위 1년을 맞아 개각설이 흘러나온다. 당·정·청 개편은 5월21일 한나라당 원내대표 경선과 맞물려 있다. 이명박 대통령은 정치권 변화와 상관없이 29일 추가경정예산 통과 이후 경제살리기와 사회개혁 작업을 위한 강공 드라이브를 걸어갈 가능성이 높다.
4·29 재·보선은 여야 현 지도부의 첫 정치적 시험대다. 한나라당 박희태 대표와 민주당 정세균 대표 모두 취임 10개월만에 처음으로 가시적인 성적표를 받아들게 된다. 선거일을 하루 앞둔 현재 판세는 예측불허. 여야 모두 ‘0대5의 악몽’에 시달리는 중이다. 최악의 선거결과가 나올 경우 지도부 책임론이 터져나올 수 있다.
관건은 인천 부평을이다. 이 곳에서 승리할 경우 여야 어느 쪽이든 ‘선전했다’고 주장할 근거가 생긴다. 반대로 부평을에서 패배하는 정당은 내분이 불가피해 보인다. 민주당은 절박하다. 부평을에서 패배할 경우, 정세균 체제가 무너질 가능성이 높다. 정 대표뿐 아니라 최고위원단을 비롯한 지도부 전체가 교체될 수 있다.
한나라당은 당내 상황이 복잡하다. 친이계 초선의원은 27일 “선거에 패배하더라도 책임을 물을 주체가 없다”고 말했다. 다른 친이계 의원은 “책임론이 박근혜 전 대표와 현 지도부 양쪽으로 분산되고, 당장 전당대회를 치를 여건이 되지 않는다는 점에서 후폭풍이 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양 진영 역학관계에는 적잖은 변화가 올 수 있다.
경북 경주와 전주 덕진·완산갑의 선거 결과는 각 당 내부 역학 관계와 맞물려 있다. 경주에서는 한나라당 정종복 후보가 승리할 경우 친이계가 친박계를 비판할 호재가 되고, 무소속 정수성 후보가 승리할 경우 친박계가 영남권 영향력을 재확인하는 계기가 된다. 민주당이 전주 덕진과 완산갑을 무소속 정동영·신건 후보에게 모두 내 줄 경우 정 후보 복당 문제 등이 얽히면서 당내 계파 투쟁이 격화될 수 있다. 정동영 전 장관이 승리할 경우 상당한 정치역량을 확보함으로써 야권 세력 판도에 큰 영향력을 미칠 전망이다.
또 각종 현안이 마무리되는 5월 이후에는 한나라당 이재오 전 최고위원이 복귀해 목소리를 낼 수도 있다. 재·보선 결과는 5월 중·하순으로 예정된 양당 차기 원내 지도부 선출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남도영 손병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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