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혼이혼 급증세…결혼 20년 도혼후 균열 “왜?”

황혼이혼 급증세…결혼 20년 도혼후 균열 “왜?”

기사승인 2009-04-27 17:45:03
[쿠키 경제] ‘황혼 이혼’이 급증하고 있다. 지난해 홧김 이혼을 줄이기 위한 숙려기간제 도입 후 전체 이혼건수는 전년보다 6.1% 줄었지만 결혼 20년차 이상 부부의 이혼은 7% 이상 늘었다.

◇결혼 20년 도혼(陶婚)후 균열, 왜?=통계청은 ‘2008년 이혼통계’ 집계 결과 지난해 20년 이상 함께 산 부부의 이혼건수는 2만6900건으로 전년보다 7.6%(1900건) 늘었다고 27일 밝혔다. 지난해 이혼숙려제 도입으로 전체 이혼건수가 같은 기간 6.1%(7500건)나 줄어든 것을 감안하면 이례적인 증가세다.

지난해 전체 이혼자 가운데 20년 이상된 부부 비중도 23.1%로 전년보다 3%포인트 증가했다. 10년전(12.4%)의 배 가까운 수준으로 껑충 치솟은 것이다.

이같은 현상은 60세 이상의 여성에서 두드러진다. 지난해 이혼자 가운데 60세 이상된 여성은 1738명으로 전년보다 23.1%나 늘었다. 이들은 황혼 이혼을 결정한 이유로 성격차이(47.8%)에 이어 경제문제(12.6%), 가족간 불화(8.5%) 등을 꼽았다.

연세대 김호기 교수는 “노년층 여성일수록 어머니 세대의 가부장적 질서에 대한 순응과 딸 세대의 여권 신장을 보면서 갈등을 많이 느낄 수 있다”며 “어머니를 생각하면 참고 살아야 겠지만 딸 세대를 보면 가부장적 억압을 더 이상 견디지 못하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남성 44.3세,여성 40.5세 이혼=이혼이 가장 많은 연령대는 30∼40대였다. 남녀 각각 40대 초반과 30대 후반이 2만2200건, 2만3500건으로 전 연령대 가운데 가장 많았다. 남녀 평균 이혼연령은 남성 44.3세, 여성 40.5세로 전년보다 각각 1.1세, 1.0세 상승했다.

다른 연령대는 감소세를 보인 반면 50대 이상의 이혼은 2005년 이후 증가세를 보였다. 남성은 55세 이상에서 전년보다 13.7%, 여성은 50∼54세에서 17.7% 늘면서 연령대 가운데 최고 증가율을 보였다.

이혼 형태는 협의이혼이 9만800건으로 전체의 77.9%를 차지했고 재판이혼은 2만5700건으로 22.1%였다. 협의이혼은 전년보다 1만3900건 줄었지만 재판이혼은 6900건 늘었다.

이혼 사유는 성격 차이가 전체의 47.8%로 가장 많았고 경제문제(14.2%), 배우자부정(8.1%), 가족간 불화(7.7%), 정신.육체적 학대(5.0%), 건강(0.6%) 순이었다. 전년에 비해 성격 차이는 0.9%포인트, 경제문제는 0.5% 포인트 늘었고 배우자 부정과 정신·육체적 학대도 각각 0.3% 포인트, 0.2% 포인트 증가했지만 가족간 불화는 오히려 0.3% 포인트 감소했다.

국제결혼이 늘면서 외국인과의 이혼도 급증해 한국인·외국인 부부의 이혼이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0%에 육박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정동권 기자
danchung@kmib.co.kr
정동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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