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사회] 노무현 전 대통령의 검찰 소환을 하루 앞둔 29일 경남 김해시 진영읍 봉하마을은 평온한 가운데 긴장감이 감돌았다.
마을입구에는 ‘노짱님! 당신은 성공한 대통령입니다’, ‘노무현 대통령님 당신과 끝까지 함께 하겠습니다’라는 내용의 노사모 명의의 플래카드가 바람에 펄럭이고 있었다.
황봉호 오리농법회장은 “성공적으로 임기를 마치고 고향에서 자연과 함께 조용하게 보내고 있는 전직 대통령에게 예우을 갗춘다고 하면서 소환하는 것은 잘못된 처사”라며 “30일 오전 5시부터 마을주민 전원이 사저 입구에 나와 노 전 대통령에게 잘 다녀오시라고 배웅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12월 4일 구속된 남편(노건평씨)을 보낼 때 보다 더 마음이 아프다는 민미영씨는 “너무 답답해서 뜬 눈으로 밤을 지새웠다”며 “제발 아무 일 없이 무사히 돌아올 수 있기만을 바란다”고 말했다.
경찰과 경호팀은 이날 봉하마을에서 노 전 대통령의 검찰 출두와 관련해 사전점검을 실시했다. 김해 서부경찰서 주관으로 경찰관 100여명이 참가한 가운데 진행된 점검에선 주로 봉하마을에서 인근 고속도로 진입로까지 이동시간과 거리, 신호등 문제 등을 구간별로 점검했다.
전직 대통령의 검찰 출두 모습을 보도하기 위해 전국에서 모여든 200여명의 취재진은 노 전 대통령의 모습을 포착하기 좋은 장소를 선점하기 위한 싸움에 들어갔다. 또 일부 방송사는 생방송 부스를 설치하고 시험 방송을 준비하는 등 분주한 하루를 보냈다.
노무현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노사모) 회원들은 오후부터 봉하마을에 속속 모여들어 노 전 대통령의 업적을 얘기하며 밤을 새우다시피 했다.
문재인 전 청와대 비서실장과 전해철 전 청와대 민정수석은 사저를 방문해 검찰 조사시 답변 내용을 노 전 대통령과 조율했다. 문 전 실장은 “노 전 대통령의 소환조사에 대비한 협의를 하려고 왔다”며“오늘(협의를 마치고) 나와서 내일(30일) 새벽에 다시 올 것”이라고 말한 뒤 사저로 들어갔다. 김해=국민일보 쿠키뉴스 이영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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